사랑스러운 축복.
초 겨울 뒷마당, 나무들은 벌거벗거나 무성한 잎뿐이라 영 볼품이 없다.
그래도 해가 내리 쪼이는 늦은 오후에는 곧잘 나무들을 둘러보러 마당으로 나선다.
어린 아들도 물총을 하나 들고 따라나서서 벌거벗은 나무에게 물을 준다.
앙상한 것이 볼품도 없어 한 구석 자락 차지하고 있어도 눈길도 잘 안 가는 앙상한 나무인데
아이의 눈에 측은해 보였나 보다.
자두 나라! 자두 나라!
무슨 소리인가 가만 들어 보니, 메마른 가지를 향해 자두 나라고 외치며 물을 주는 중이다.
어린 나이 짧은 혀로 자두 나라! 자두 나라!
나무를 향해 축복의 소리를 지른다.
어여쁜 것이 기특한 짓을 하니 사랑스러움과 기특함이 솟아오른다.
마음 깊은 곳의 샘은 가득히 채워져 기쁨이 되어 얼굴로 번져 나온다.
저 어여쁜 고사리 손으로 물을 주었으니 너는 잘 자라야 한다.
나도 정을 담아 말을 건넨다.
저 어여쁜 혀로 축복해 주었으니 축복해 주었으니 열매도 가득 맺어야 한다.
어름장도 놓아 본다.
마당의 나무 한 그루도 이렇게 우리 가족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