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5억 달러치 비트코인 매입 소식 (2021/02/08)
테슬라(티커:TSLA)는 2월 8일(현지시각), 15억 달러치 비트코인을 샀다고 밝혔습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통해 암호화폐 등 디지털화폐 대안에 대해 홍보한 이후입니다. 이는 상장기업들 중에서 가장 큰 비트코인 매입입니다. 테슬라는 조만간 자사 제품에 대한 대금 지불로 비트코인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암호화폐 리서치 및 뉴스 사이트 코인데스크(CoinDesk)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발표 후 10% 이상 급등했다고 하네요.
테슬라는 24일 제출한 최근 연례보고서에서 "적절한 운용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분을 제외한 현금에 대해 수익률을 다양화하고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트코인 매입 이유를 공개했습니다. 또 이번 매입은 이사회가 회사 투자 규정 변경을 승인한 데 따른 것이라며 다른 자산 가운데서도 금괴와 금환거래 펀드에도 현금을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테슬라는 자사 비트코인 보유를 장기 무형자산(long-term intangible assets)으로 회계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노출로 재무보고서가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테슬라는 연간 보고서에서 "매분기 암호화폐 보유량을 분석해 비트코인 가격을 기준으로 손상이 보증되는지(if impairments are warranted based on bitcoin prices)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43,602.68달러에 거래됐습니다. 1월 가격은 평균 34,730.12달러였습니다. 현재는 5000달러가 조금 안 됐던 비트코인의 2020년 최저치보다 8배 이상 높은 가격입니다.
이전에도 일런 머스크는 비트코인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지난달 자신의 트위터 바이오그래피에 '#비트코인'으로 바꿔서 큰 관심을 끌었죠. 또 지난주에는 새로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 클럽하우스에서 "비트코인이 이제 전통적인 금융인들에게 폭넓게 받아들여지기 일보직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머스크는 "비트코인에 대한 발언이 정말로 시장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암호화폐에 대한 자신의 공개 발언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걸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밧뜨!! 뜨는 앱 클럽하우스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이제 일반 화폐처럼 금융가에서도 받아들여질 거라고 발언한 자체가 이미 하고 싶은 말은 다 한 거 아닌가 싶습니다만)
런던 소재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스(CoinShares)의 멜템 데미러스(Meltem Demirors) 최고전략책임자는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 바이오그래피에 비트코인을 추가했을 때를 언급하며, "그는 이미 시장에 전보를 쳤다"고 말했는데요.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하나가 이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비트코인 시대의) 수문을 여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과거 테슬라는 전기차 생산을 늘리면서 현금 유지에 애를 먹었었죠. 그러나 지금 테슬라 주가는 투자자들이 전기자동차 제조업체에 몰릴 뿐 아니라, 테슬라가 분기별 이익을 보고함에 따라 480%나 급등했습니다($857.39, 현지시각 2월 8일 기준). 테슬라는 이러한 급등세를 이용해 수십 억 개의 신주를 팔아 현금을 끌어올렸습니다. 테슬라의 현금 보유액은 2019년 말, 약 63억 달러였는데, 2020년 말에는 총 194억 달러로 크게 올랐습니다.
과거에 머스크의 트윗은 규제와 법률적 조사를 이끌어내는데 한 몫 했었죠.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그가 지난 2018년 일런 머스크가 테슬라를 비공개기업으로 데져갈 수 있는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힌 트윗을 문제 삼았었습니다. 머스크는 SEC에게 자신의 트위터 사용을 제한하기로 하며 합의했지만, 그 이후 그는 규제기관을 조롱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사용했습니다. 이후로도 한 억만장자가 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었는데요. 일단 그 트윗을 삭제하고 사과함으로써 무혐의 처분을 받았었습니다.
최근 머스크가 2013년 장난삼아 시작한 암호화폐 도그코인(dogecoin)에 대한 트윗 역시 가상화폐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테슬라는 비트코인 보유를 공개한 소수의 회사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사(MicroStrategy Inc.)는 지난 여름 약 4억2500만 달러어치의 비트코인을 인수했고, CEO인 마이클 셀러는 노골적인 지지자이기도 합니다.
비트코인 옹호자인 트위터의 CEO 잭 도시(Jack Dorsey)와 페이먼트회사 스퀘어(Square Inc)는 지난 10월, 약 5000만 달러어치의 회사채를 인수했습니다. 매사추세츠 뮤추얼라이프(Mutual Life)는 지난 12월 일반투자계좌에 보유하기 위해 1억 달러어치를 인수했습니다.
룩셈부르크 소재 디지털 자산 컨설팅 회사인 패러다임 살(Paradigma Sarl)의 설립자 미셸 라우흐스(Michel Rauchs)는 "비트코인은 여전히 가치평가에 있어 급격한 변화 여지가 있다. 기업들이 수십억 달러가 아닌 수백만 달러어치의 암호화폐를 인수한 이유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확실히 더 큰 위험이지만 더 큰 보상을 가져다 줄 것이다."고 보았다.
그러나 기업들은 2020년 3월 주식시장보다 비트코인이 더 빨리 회복된 것을 보고, 비트코인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을 수 있다"고 조엘 크루거(Joel Kruger) LMAX그룹 통화전략가(currency strategist)는 말했습니다.
아직은 비트코인을 직접 결제대금으로 받는 기업들이 없는데요. 테슬라가 처음 시작할 거 같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