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를 사는 전투 자세
미국 월스트리스 저널 뉴스에 따르면, 약 두 달 전부터 젊은 환자들이 코로나-19 증세로 병원에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의료진들은 최근 환자들의 코로나 증세가 작년과 다른 종류라는 것을 곧바로 알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와이오밍에 있는 샤이엔 지역 의료 센터에 따르면, 최근 환자들은 작년 전염병 초기 환자들보다 가벼운 초기 증상에서 호흡곤란으로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들 환자 거의 대부분이 델타 변종 감염이고, 백신 접종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델타 변종이 더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이후 미국에서 가장 흔한 변종이었던 알파 변종보다 전염성이 약 50% 정도 더 높고, 감염 시 환자를 더 심각한 상태로 이르게 한다고 밝혀졌는데요. 현재 미국 전역의 식당, 스포츠 행사 및 기타 공공 장소에서 공공 활동이 재개되면서 델타 변종이 확산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이제 미국에서 우세종은 델타 변이라고 하네요.
미국은 엄청난 백신 보급으로 곧 팬데믹이 끝날까 했는데, 델타 변종 확산이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지난 6개월 동안 미국 주들에서 수집된 자료에 따르면, 코비드19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99.5%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소식은, 백신이 델타 변종으로부터도 보호해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요. 백신을 접종한 경우 돌파 감염이 되더라도, 심각한 상태에 이르는 것을 막아준다고 합니다.
미국 병원들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 새로운 환자 급증에 대비하고 있고, 로첼 월렌스키 CDC 국장은 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접종을 장려 중입니다.
끝날듯 끝날듯 끝나지 않고 있는 이놈의 코로나... 부인할 수 없는 팬데믹 시대에 살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미국은 아직까지는 어둡고 깊었던 작년 겨울과 올해 초 감염자 수치까지 다시 올라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식당도 다 열었고, 여행도 많이 다닙니다.
미국 교통안전국은 지난 7월 2일 기준, 219만 6411명이 공항을 통과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2019년 같은 날 208만 8760명보다 더 많은 숫자 입니다. 항공 이용자들은 대부분 '국내 여행객'이라고 합니다. 해외 여행은 아직 조심스럽고, 기업들도 출장을 재개하지 않았지만, 1년 넘게 집에 갇혀 있던 미국인들이 여름을 맞아 엄청나게 여행 중이라는 얘기죠.
제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산호세는 외국인, 특히 동양인들이 많아서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어섰습니다. 아직 12세가 되지 않은 어린이들을 제외하고 10명 중 7명은 백신 접종을 했다는 얘기죠. 그래서인지 작년 겨울 1000명을 넘어서던 확진자들이 요즘은 20-30명 선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집단 면역을 기대하며 확진자가 0이 되기를 고대하고 있는데 델타 변종 등장으로 인해 아직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미국도 한국도 델타 변이 때문에 심상치 않네요. 한국은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2일부터 2주간 4단계 격상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작년의 기억을 되살려 보면, 한국이 난리났던 2월에, 한국에 계신 부모님 걱정에 여기서 마스크 구해서 보낸다고 발을 동동 굴렀었는데... 그 후 한달 후부터 거의 1년간 미국은 코로나 바이러스 핵폭탄을 맞은 수준이었죠. 길고 두렵고 암울했던 겨울이 지났고요.
백신도 나오고 이제야 좀 조심스럽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됐는데, 인도발 델타 변이가 전세계 2차 폭탄이 되는게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제발 그러지 않길 바라지만, 다시 곧 사라질 수도 있는 자유로운 삶(?)을 얼른 누려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조급한 마음도 듭니다. 스테이홈 오더가 언제 또 떨어질지 모르니까요. 작년에도 두 주만 이렇게 있으면 끝날 줄 알고 시작했던 "Stay at home" 명령이 1년으로 이어졌더랬죠. 그래서, 이번에는 미리 격리 준비(?)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딱히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고요.. 겨울잠 들어가기 전에 도토리 모으는 수준이겠지만 그래도 팬데믹 시대를 사는 전투자세 장전하고 준비해 봅니다.
저희는 백신이 일반인에게 오픈되자마자 맞았습니다. 그리고 치과, 안과 검사 등 필요한 진료들이 있다면 여름에 빨리 받으려고요. 무조건 건강이 제일 목표!
사람 안북적이는 곳 위주로...저희는 주말에 글램핑 한 번, 캠핑 한 번 다녀왔어요. 얼마나 좋았는지... 자연 속에서 쉬는 것은 정말 큰 힐링이라는 걸 새삼 느끼고 돌아왔어요.
저도 친구들이 보고 싶더라고요. 원래 그렇게 자주 보지도 못했는데도 강제로 못만나니까 그렇더라고요? 하물며 어른도 그런데, 학교도 못가고 온라인 수업하는 아이들이 너무 안쓰러웠어요.. 아이가 학교도, 친구도 온라인으로만 보는게 너무 맘이 아팠던 터라 한 명이라도 더 만나서 놀게 해주자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만나는 게 여전히 조심스러워 쉽지는 않습니다. 미국인들도 아이들 가진 부모들은 많이 조심하는 편이거든요.
야외 운동을 해오긴 했는데, 그래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밖에서 하는 운동들을 해볼까 해요. 처음엔 말그대로 산책도 안하고 집에만 있었는데 이건 겨울잠 자는 곰도 아니고, 정말 못할 짓이더라고요. 그래서 운동이라면 별 취미없는 저도 가족들과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다지 운동형 인간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처음에 테니스를 배우던 기쁨을 잊을 수가 없네요. 집에만 있던 것이 힘들긴 힘들었나 봅니다. 운동 고고~~
작년에 미국은 마스크랑 새니타이저, 타이레놀, 휴지가 동이 나서 전쟁난 줄 알았더랬죠. 한국에서 엄마가 보내주신 KF94 마스크가 아직 꽤 남아있는데, 필요하다면 다시 주문해야겠죠? 마스크 더 주문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또 뭐가 있을까요?
집순이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될 만큼 바쁜 나날들이 그리운 요즘입니다.
올 가을, 겨울은 제발 코로나 바이러스로 부터 자유로워지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