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굳찌 Jul 20. 2021

밈(Meme) 주식 투자열풍은 계속된다

게임스탑, AMC, 로빈후드증시 강타 : 개인투자자 밈주식 열풍



비디오 게임 판매업체 게임스탑(Gamestop)은 여느 소매점과 마찬가지로 팬데믹으로 경영난을 겪었다. 팬데믹 이전부터도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에 뒤쳐지고 있는 기업이기도 했다. 한때 50불까지 갔던 게임스탑 주가는 2019년 여름, 3달러대로 곤두박질쳤고 수십명의 지역 매니저들을 해고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2020년 팬데믹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자 공매도 기관세력의 표적이 됐다. 


하지만 지난 1월, 소셜 미디어 레딧(Reddit) 내 유명 주식투자 커뮤니티인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포럼 회원들이 대형 헤지펀드들의 공매도에 대항하기 위해 게임스탑 주식을 집중 매수해 주가를 폭등시켰다. 기업의 펀더멘털에 근거해 투자를 결정하는 방식이 아닌 개인 투자자들이 세력을 형성해 주가를 끌어올린 ‘밈 투자’ 결과다. 


사건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개인 투자자들을 위해 금융 민주화를 내세우던 금융앱 로빈후드(Robinhood)는 손실을 막기 위해 일반 투자자들이 게임스탑을 거래하지 못하도록 앱에서 게임스탑 ‘매수(Buy)’ 버튼을 비활성화 시켜버렸다. 게임스탑 주식은 다시 폭락했고, 로빈후드는 엄청난 이미지의 타격을 입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 여파로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미국 시장 및 전세계 금융 시장이 갑작스러운 조정을 맞았다. 



왜 중요했나? 


망해가는 게임 소매점을 향한 팬심과 공매도 기관세력에 대한 반발심, 너도 나도 뛰어드는 군중심리가 뒤섞여 기업의 펀더멘털과는 무관히 주가를 끌어 올린 ‘게임스탑' 사태는 개인투자자들의 새로운 투자방식과 트렌드를 보여줬다.

기업 사냥꾼이자 공매도 세력인 시트론 리서치 앤드류 레프트 대표는 게임스탑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면서 "가격 움직임보다 이런 결정을 내리는 사고 과정이 놀랍다.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면 이런 상황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알 수 있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데이타드리븐인베스터는 "월스트릿베츠는 더 이상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엄청난 세력"이라며 "집단 의지가 주가를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개미들이 모여 밈을 형성하면서 기관을 밀어낼 수 있는 ‘팬베스팅(Fan+Investing)’은 이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투자방식의 한 유형으로 자리잡고 있다. 앞으로 소셜 미디어와 손쉬워진 핀테크 앱들을 통해 언제든지 제 2, 3의 ‘게임스탑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새로운 세력’이 된 개미투자자들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게임스탑이나 AMC 주식 매수 후, ‘욜로(YOLO)’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자신이 기업 가치를 올렸다고 앞다퉈 매수 인증샷을 게시했다. 결국 밈(Meme) 투자 확대는 공매도 세력을 굴복시켰다.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소셜캐피털 CEO인 차마스 팔리하피티야가 게임스탑 콜옵션을 산 것을 공개하고 일론 머스크도 트위터로 월스트리트베츠를 언급하는 등 순식간에 ‘신드롬’이 됐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트윗




2021년 하반기, 어떻게 될까? 


소셜미디어와 투자가 결합된 현상, 즉 금융기관의 분석 리포트 보다는 일론 머스크 등 인플루언서의 의견을 더 따르는 상황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게시판을 통해 최신 정보를 무장하고 공유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직접 투자에 뛰어들고 세력을 형성해서 주가를 좌지우지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밈 주식 투자는 월가에서도 일시적 이벤트가 아니라 ‘현상’ 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금융 자문 회사 베터먼트(Betterment)의 최근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97%의 응답자들이 기업 펀더멘털보다는 소셜 미디어의 언급에 의해 주도된 주식에 투자했다고 한다. 

실제 게임스탑 사건 이후로 베드베스앤드비욘드(Bed Bath&Beyond)와 AMC, 블랙베리 등이 '제2의 게임스탑' 으로 주가가 오르는 등 연이어 화제가 됐다. 그 이후에도 매력적인 사용 사례나 수익을 제공하지 않는 도지코인 같은 암호화폐가 레딧 및 디스코드 같은 사이트에 모인 소매 투자자들의 집단적 힘에 힘입어 크게 상승했다. 

베터먼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개미 투자자들이 그렇게 하는 주된 이유는 “짧은 시간 내에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58%)”이었지만,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많았다(43%). 또 더 자주 거래하게 만든 이유에 대해서는 약 54%의 응답자들이 팬데믹 때문이라고 답했다. 백신이 보급되면서 하반기에 팬데믹이 안정된다 해도 소매투자자들의 투자 습관은 계속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에 대한 관심이 이미 매우 높아진데다 소셜 미디어의 영향을 받아 투자하는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새 시대, 새 투자, 새 세대


소셜 미디어의 규모와 영향력이 커지면서 소셜 미디어 중심의 팬덤투자의 위력도 강력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 역시 팬덤으로 인한 투자방식이 기관의 공매도 움직임을 밀어낼 만큼 규모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투자 트렌드에 여러 가지 우려 사항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핀테크와 소셜 미디어의 발전으로 개미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지형이 열렸음에는 분명하다. 

한편 게임스탑 사태로 금융 시장의 불평등 구조와 전통과 새로운 세대 간의 투자에 대한 입장차이가 현격하게 드러났다. 정말 밈투자가 문제일까? 기관과 다른 투자 기준(팬심)을 가지고 같은 방식(공매도)으로 투자하는 것이 왜 문제일까? 팔리하피티야 CEO는 지난 1월27일 CNBC와 인터뷰에서 “애초에 발행주식의 140% 가까이 공매도할 수 있었던 ‘상황’이 문제다. 개인투자자들은 (법적으로)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도 없다. 모멘텀 투자나 숏 스퀴즈 등은 기관들이 원래 투자하던 방식”이라며 월스트리트벳츠와 개인투자자들을 옹호한 바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가능한데 개인은 안되는 이유가 있는가라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 헤지펀드에 대한 대중적 분노가 드러난 대목이기도 하다. 

애초에 증권 시장이 공매도와 숏 스퀴즈 등이 일어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근본적인 문제는 이런 주식 거래를 제재하는 적절한 법안이나 제도가 없다는데 있다. 건전한 투자 문화를 원한다면, 핀테크와 소셜 미디어의 발전 속도에 맞춰 주식 거래 법안이나 관련 제도도 개선되야 할 것이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글은 다음 리포트에 포함된 내용입니다. 

풀 버전 리포트가 무료로 배포되는 중입니다. 다운 고고 --> https://www.themiilk.com/events/15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 델타 변종 위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