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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재천 Oct 12. 2021

연어의 사랑 - 3

두려움과 선택

새벽,

빗소리가

그녀의 잠을 깨우자 그녀는 온몸이 얼어붙은 듯 깜짝 놀랐다.

그녀 주위로 새까맣게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그들이 바로 연어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온 연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죽음의 물고기'들이었다.


그들은

연어들이 가곡천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죽을 때까지 끊기있게 기다렸다.

연어부부들이 지쳐서 둥지에서 멀어지면 삽시간에 둥지로 몰려들어와 연어 알을 먹어치운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그들이 몰려오면 가곡천 물속 생태계가 송두리째 바뀌는데 있다.    


'죽음의 물고기‘들이 몰려오면

그들을 잡아먹으려고 더 큰물고기들이 몰려오고, 그 물고기들을 노리고 있는 백로와 천둥오리 심지어는 수달까지 가세해 가곡천은 그야말로 복마전을 이루게 된다. 특히 수달은 기름진 연어 알을 좋아했으므로 눈 맑은 연어에게는 치명적인 천적이었다.


그녀는

두려운 마음에 움추린 몸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의 남편, 피데스(fides, 믿음) 연어와 또 다른 연어부부가 그들을 열심히 몰아내고 있었다.    


'죽음의 물고기‘를 열심히 쫓아내던

앞이마가 도드라진 연어가 그녀에게 다가와 몸 인사를 건넸다.

"안녕! 나는 어젯밤에 도착한 '센티오(séntio, 지혜)  연어'야. 너는 저 검은 물고기들이 그렇게 무섭니?"    


"응, 안녕! 반가워~ 나는 눈 맑은 연어야.

그런데 나는 '죽음의 물고기‘에 대해서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이렇게 무서운 물고기인줄은 정말 몰랐어. 

그래서 너무 걱정이 되어 잠도 오지 않아. 내가 우리 아이들을 낳아야할지 말아야 할지. 또 우리 아이들이 자라기도 전에 쟤네들한테 잡혀 먹히면 어떡하지?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너, 그말 잊었니?

'몸이 선홍색(사랑하고 있는)인 연어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그 말, 그리고 너는 지금 걱정을 하고있는게 아니야!" 센티오 연어가 앞 이마를 번쩍 들어 올리면서 말했다.


"그럼, 이렇게 온몸이 떨리고 무서워 죽겠는데 어떻게..."

센티오 연어가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먼저, 너는 네가 어떤 연어인지 잘 모르고 있어!

그리고 지금 너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지, 걱정을 하고 있는게 아니야. 무엇보다도 네가 누구냐면 너는 '성공한 연어'야! 옛날부터 '성공한 연어들은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어! 그것은 이미 너와 나, 다시 말해서 우리 모두가 많은 역경과 고난을 또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왔다는 뜻이야. 아니, 우리가 태어난 그 자체로 이미 '성공'인 것이지."    


"다시 말해서

우리는 수많은 시도(도전)와 실패를 통해서 성장한 성공한 연어들이야!

그러기(성공과 실패를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걱정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어떻게 하는 것이 나에게 조금 더 유리하고 내가 편안하게 잘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지!"    


"그러면~ '걱정'하고 네가 말한 '선택'은 어떻게 달라?"

눈 맑은 연어가 두눈을 반짝이면서 다시 물었다.    


"음~ '선택'은 내가 가장 좋은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지만

'걱정'은 아.무.것.도.할.수.없.는. 얼어붙어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야! 그리고 몸이 선홍색(사랑하고 있는)으로 변한 우리는 두려움(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두려워할 시간조차 없어. 다만 죽을 힘을 다해서 우리의 아이들을 지켜낼 뿐이지.“


"눈 맑은 연어, 너는 어떤 결정을 할래~"    


문 맑은 연어!

그 녀는 먹구름 사이로 파랗게 열리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녀의 가슴이 다시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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