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고민이 시작되더라.
해외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서 거기서 끝이 아니다. 앞으로 이 일을 계속할 것인지, 직무 전환을 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된다. 신입은 본인이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혹은 해외취업에선 경력 없이 할 수 있는 업무가 고객 지원, 영업 등으로 한정된 경우가 많았다. 만약 본인이 그 일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다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면 추가적인 노력을 해서 새로운 포지션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나 같은 경우 입사 후 2년쯤 됐을 때의 커리어의 목표는 1. 세일즈 직무로 넘어갈 것 2. 100% 영어로 하는 경력을 쌓을 것이었다. 그 전의 팀에서는 고객 서포트긴 하지만 이메일 업무만 했다. 고객과 직접 영어로 말할 일이 없었다. 주로 담당했던 마켓 역시 한국이었다. 힘들게 해외 취업을 했는데 한국인 팀원들과 주로 업무를 하는 게 아쉬웠다. 당장의 세일즈 직무는 회사 내에서 할 수 없었지만 직접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업무를 하고 싶었다. 그리고 무조건 영어로 업무를 해서 커리어를 확장하고 싶었다.
입사 2년 후 새로 옮긴 팀은 Technical Support를 하는 기업 고객 지원팀이었다. 고객들이 우리 회사의 제품이나 솔루션을 쓰면서 이슈가 발생했을 때 전화하면 트러블슈팅을 해서 해결하는 것을 도와주는 일이었다. 고객들은 주로 회사의 IT 담당자들이었다. 고객은 미국, 호주, 싱가포르, 인도 등으로 출신이 다양했다.
대부분 이직을 하거나 팀을 옮길 때는 특별한 케이스가 아닌 이상 전에 했던 일과 비슷한 포지션으로 면접 기회가 온다. 나는 Technical Support로 한국어와 영어 고객을 모두 지원하는 일을 했기 때문에 1. 한국어와 영어 2개 언어 가능 2. 고객 상대 경험 3. Troubleshooting 경험을 가진 것이 강점이었다. 회사 안팎으로 엔지니어링팀, 트레이닝팀, 세일즈 팀 등에서 면접 제의를 받았다. 같은 직무를 했던 동료의 경우 회사에서의 로테이션 기회를 활용해 6개월간의 Account Manager Assistant 경력을 쌓은 뒤 다른 테크 회사의 Technical Account Manager로 이직한 예도 있다.
Top Tech 회사 중 한 곳에서 경력을 시작하고 나면 다른 테크 업계로 옮기는 건 수월한 편이다. 회사 안에서도 아예 새로운 직원을 뽑아서 조직 문화에서부터 모든 걸 가르치는 것보단, 회사에 이미 적응한 내부 직원을 잘 지키는 것이 비용적으로 유리하다. 그래서 내부 직원이 최대한 회사에 오래 다닐 수 있게 다양한 내부 트랜스퍼 기회를 제공한다.
HR에서는 내부 트랜스퍼라고 특별히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당부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회사에서 새로운 오피스를 열었을 때 내가 생각한 면접 우선순위는 1. 내부 직원 2. 레퍼를 통한 지인 추천 그 다음이 3. 외부 지원자이다. 내부 직원은 이미 시스템을 통해서도 퍼포먼스 기록이 남아있다. 매니저나 동료를 통해서 평판을 확인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