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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 Nov 21. 2021

싱가포르에서 집 구하기 (3)

집 구하기 체크리스트

* 이 글은 2020년을 기준으로 썼습니다. 

코로나 이후에 상황이 달라졌을 수 있으니 반드시 현지 정보를 확인해 보세요!


솔직히 말하자면 집은 살기 전엔 알 수가 없다. 싱가포르에서는 원룸이 비싸서 보통 다들 다른 사람과 같이 방을 공유하거나 방을 하나 빌려서 사는 편인데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생길 수 있다. 그러니 방을 구할 땐 최대한 여러 방을 돌아보면서 꼼꼼히 살펴보고 같이 사는 사람들도 본인의 성향과 잘 맞을지 고려해야 한다. 다음은 집을 구할 때 집주인 혹은 홀 렌트하는 사람과 미리 확인해볼 만한 것들이다.


집이 서향집인지? 싱가포르 사람들이 가장 기피하는 것 중에 하나가 서향집이다. 서향집은 밤에 정말 덥다. 특히 나같이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은 잠을 못 잘 정도다. 에어컨을 틀어도 소용이 없다. 


회사 가는 교통편이 편한지? MRT (전철역)에서 가까운지? 싱가포르의 전철은 MRT와 LRT 두 종류가 있다. 기본적으로 LRT는 한 번 더 갈아타고 시내와 더 멀어지므로 교통이 불편하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더 저렴하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LRT 근처 지역은 교통이 불편해서 추천하지 않는다. MRT 역시 싱가포르는 무척이나 덥기 때문에 도보로 10분 이내의 거리에 있는 집을 구하는 게 좋다.


월세에 PUB (전기세)가 포함인지? 별도인지? 월세 이외에 내야 하는 비용이 있는지? (예를 들면, 청소비)


청결 여부: 부엌/ 화장실 상태가 깨끗한지 확인해보자. 만약 같이 사는 사람이 지저분한 상태라면 같이 살면서 바뀔 거라는 기대는 안 하는 게 좋다. 


집주인과 같이 거주하는지? 세입자와 같이 사는 집인지? 사실 이런저런 잔소리와 간섭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집주인과 같이 거주하는 걸 꺼린다. 하지만 모든 것은 일장일단이 있다. 집주인과 같이 살지 않으면 보통 자기 집이 아니기 때문에 청소라든지 집의 청결도가 아주 깔끔하게 유지되기는 힘들다. 뭔가 고장 났을 때도 직접 수리를 부른다든지 하는 점 역시 불편할 수 있다.


집주인이 외부 손님을 자주 초대하는지? 심지어 에어비앤비까지 돌리는 집도 있다. 만약 집주인 가족들이 자주 방문하면 시끄럽고 주말에도 집에서 편하게 휴식하기가 어렵다.


친구 초대가 가능한지? 대체로 집주인들은 외부인 방문을 싫어한다. overnight은 더더욱 금지된 편이다. 그러나 집주인과 친하게 지내면 이 부분은 허용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요리가 가능한지? 싱가포르는 사람들이 주로 외식을 많이 한다. 집주인들은 세입자가 요리하는 걸 안 좋아하는 경우가 흔하다. 세입자를 구하는 광고에 light cooking이라고 돼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말하는 light cooking은 진짜 컵라면 끓여 먹는 정도를 의미한다. 집에서 꼭 요리를 해 먹고 싶다면 집을 구할 때 간단한 찌개나 국 같은걸 끓여 먹는 건 괜찮은지? 물어보는 게 좋다. 방에서 요리하는 것도 보통 금지하는데 이는 쿠쿠밥솥 같은 것 역시 포함된다.


에어컨 사용 시간제한이 있는지? 싱가포르는 정말 더운 나라다. 그렇지만 전기세가 월세에 포함된 경우  과도한 사용을 걱정하는 집주인들이 간혹 있다. 상식적으로는 외출할 때 빼고는 트는 게 자유로워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구체적으로 몇 시간까지 에어컨을 틀어도 되는지 확인해보자. 그리고 주기적으로 에어컨 수리나 점검을 해야 한다면 이 비용을 세입자가 내는지도 미리 확인해두자.


에어컨 상태가 괜찮은지? 오래된 에어컨은 틀어도 별로 시원하지가 않다.


만약 집에서 살다가 집주인 혹은 하우스 메이트와 문제가 생기면 집을 나와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게 보증금인데 싱가포르는 보통 한 달 월세를 보증금으로 맡긴다. 계약기간을 다 못 채우면 반드시 보증금을 포기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집주인마다 다르다. 보통 렌트 계약서에는 계약 기간을 못 채우면 집주인이 안 돌려주는 것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서로 원만하게 헤어지기 위해서 갈등이 생겨도 돌려주는 집주인도 있으니 이 점 역시 잘 확인해보자. 


이사 날짜 역시 꼼꼼하게 확인해봐야 한다. 이사 가기 전에 한 달 만기로 채우지 않아도 한 달 월세를 모두 내야 하는 집도 있지만 거주한 날수만 계산해서 내는 집도 있다.


이런저런 분쟁을 생각하면 가장 중요한 건 계약서를 작성하고 사인하기 전에 (영문이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다. 만약 계약서를 쓰지 않았는데 집주인이 뭔가를 요구한다면 원칙적으로는 세입자는 집주인의 요청을 들어줄 의무가 없다. 서로 상호 동의한 계약서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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