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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ydreamer Jul 10. 2024

사람에 대한 관찰 1

무명 연예인

그는 이제 40이 다 되어간다 . 슬슬 살이 붙가 시작해서 제법 어저씨 티가 났다 . 잘생겼던 그의 얼굴은 점점 느끼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 볼살과 턱살이 늘어지면서 진한 쌍커플의 얼굴은 한물간 트로트 가수를 연상케 한다 .


한때 청주에서  탤런트가 됬다고 동창들 사이에선 출세한 사람으로 추켜 세워졌다 . 하지만 연극영화과 졸업 후 꽤 인기를 끈 드라마의 조연으로 딱 한번 반짝 빛을 보는가 하더니 이내 이렇다할 작품에 출현하지 못했다.


촬영장에서도 잘 어울리지 못한 그는 서울에서 룸싸롱을 들락거리며 스트레스를 풀기시작했다. 화려하고 예쁜 술집 언니들이 그를 대단한 연예인 취급 해줄때마다 그는 흠집난 이고가 다시 살아 나고 촬영장에서 받은 설움이 잊혀지는 것 같았다 . 어릴때 부터 그는 시집살이의 스트레스를 자신에게 풀었던 어머니에게  받지 못한 사랑이 한으로 남아 항상 타인의 칭찬에 목이 말랐다 .어쩌면 관심에 중심이 되고 싶어 연예인이 됬는지도 모르겠다.


그가 술집을 드나들며 인정욕구를 채울때마다 술값에 빚이 하루 하루 늘어나고 있었다 .


어느날 문득 그는 더이상 감당할수 없게 늘어난 빚에 숨이 멎는 듯 했다 . 굽신대고 최고라며 형님형님하던 웨이터들이나 자신이봐도 이제 별루인 그를 잘생기고 멋지다며 사랑해주는 척 하던 술집 언니들도 그가 팁을 덜주거나 술값을 아끼는 티가 나자 눈에 띄게 싸늘해졌다 . 그는 그들의 반응이 견딜 수 없어 카드빚을 내가면 플렉스를 했다.


이제 수입도 없는 그는 거의 억에 가까운 빚을 지고 있었다 . 자신의 고향에선 출세한 연예인이라 알고 있고 평생 처음 자신을 자랑스러워 하던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


새벽까지 술을 마셔 만취한 채로 그는 달렸다 . 이대로 세상에서 살아진다면  가장 좋은 결말일 거란 생각이 머리에 스쳤다 .


새벽공기에 어슴푸레 청소를 시작하는 미화원들이 보였다 . 아무도 눈길 조차 주지않는 그들의 모습이 숭고해 보이기 까지 했다 . 중심에 서고 싶은 마음에 한때의 잠깐 영광을 못잊여 시시한 단역따윈 무시했던 자신이 생각났다 .


그는 달리던 숨을 고르며 걷기 시작했다 . 일찍 문을 연 설렁탕 집에서 흰밥을 말아 배부르게 먹었다. 술이 깨기 시작하며 온기가 느껴졌다. 언제나 반주를 하던 그는 처음으로 설렁탕을 먹으며 소주를  시키지 않았다 .


밥을 먹고 설렁탕 집을 나서자 아침햇살이 눈부시게 빛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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