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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ydreamer Oct 14. 2023

연하(남)일기 11

길을 잃다.

여동생의 커플과 함께 술을 마시기로 했다 . 여동생의 남자친구보다도 한참 어린  이 남자를 세상에 보여주가가 쉽진 않았다. 하지만 언젠가는 마주쳐야 하는 현실이기에 난 약속을 잡았다 .

우린 모두 30대 중반을 넘었고 그 아이만이 20대 중반이였다. 그러지 않기로 약속을 했지만 내동생 남친의 시선은 그 앨 본 순간부터 곱지 않았다 .

우리들 틈에 앉아있는 그 애 모습은 마치 선생님 앞에 서있는 학생 같았다 .

술이 한 두잔 들어가자 동생의 남자친구는 대 놓구 둘이 너무 안 어울린다는 말을 했다 . 그저 취해서 하는 말이라 생각하고 한번은 넘어 갔지만 술이 더 취하자 내게 팔을 올리고 있는 그애에게 손 내리라고까지 갑질을 하는 거 아니겠는가 ?

그때까지 형님하며 참던 그애는 20대 혈기에 욱했고 술자리는 엉망이 되고 말았다 .


간신히 나는 그 애를 뜯어 말려서 데리고 나왔고 나는 마음이 찹찹했다. 이게 우리 현실이구나 ..

그애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 12살 나이의 벽. 다들 그애에겐 무언가 다른 마음이 있을거라 생각했다 . 그럴수도 있겠지 ..

둘이 있게 되자 나는 그애에게 물었다 .

이렇게 나이차이 많이 나는데 나 왜만나 ?

누나가 날 만나는 이유와 같아 .,

그게 뭔데 ?

좋아하니까 ..

그래 우린 그저 좋아했을 뿐이다 . 난 단지 일주일이 될지 한달이 될지 몇년이 될지 모를 우리의 시간 속에서 서로 행복하기를 바랬을 뿐이다 . 너에게 난 그저 만나는 몇명의 여자중에 하나 였을지도 모르지 . 그래서 내가 나이가 많던 적던 중요하지 않았을 지도 .. 하지만 너 또한 그냥 순수하게 내게 끌렸던 것일수도 ..

그날 밤 우리는 함께 있었다 . 세상을 피해 서로의 품안으로 숨어 들었다 , 난 어쩌면 서로에게 주어야 할 마지막 모든것을 주며 널 떠날 생각을 하고 있었는 지도 모른다 .

니가 원하는 것이 이런 거였다면 이 후에 넌 내게 멀어져 갈지도 모를테니 난 그저 빨리 그 마음을 알고 싶었다.

우리의 밤은 어떤 것을 판단하지도 많은 것을 알려하지도 않은채  그저 서로에게 조용히 빨려 들어 갈 뿐이였다.

날이 밝고 있다 . 나는 그애를 깨워 가자고 한다 .

우리는 새벽 공기 속을 손을 잡고 걸었다 . 내 머리를 쓰다듬고 나는 너에게 기댔다 .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 난 술에서 깨고 싶지 않았다 . 그저 이 몽롱한 밤이 계속 되기를 바랬다 .

아침은 밝아 올 것이고 우린 다시 어떤 미래도 약속 할수 없는 현실에 벽앞에 서 있는 무력한 연인으로 돌아갈 것이다 .

우리는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내내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다 . 언젠가 놓어야 할 그 손을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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