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최악의 난이도 때문에 '사람'에 대한 옛말이 그렇게 많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던가 '검은머리 짐승은 거두는게 아니다' 던가, 급속도로 사람에 대한 의심이 요새 들고 있다. 옛 성현들도 깨달았던 것은 사람은 복합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어느 한 부류/특성으로 정리해버릴 수 없다는 것이리라.
라이카M6/주미크론50mm/ 조리개 최대개방/ 코닥 컬러플러스 200
한 때 선풍적인 인기를 끈 아름다운 말이 있었다. '사람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가 그것. 사람에 대한 낭만이 깃든 인문학적 통찰이 분명하다.
사람은 어느 방향으로든, 어떤 깊이로든, 어떤 침묵으로든 상처를 받는 굉장히 여린 존재다. 육체적 상처는 당연하거니와 마음은 또 풀섶에 나는 애기풀 같아서, 그 풀을 꺾어버리면 회복하지 못하고 시들어버리듯 우리 마음도 싸늘하게 식어버리기도 한다.
'사람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라는 말이 널리 통용되었던 10년대 중반까지, 사람에 대한 로망이 남아있었다면 나는 요즘 조금 다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사람은 반드시 잘못된 행동을 한 경우에 단단한 회초리로 맞아야 한다."
성경에 이런 말이 있다. 지혜자 솔로몬 왕이 지은 잠언 13장 24절엔 "초달을 차마 못하는 자는 그 자식을 미워함이라 자식을 사랑하는 자는 근실히 징계하느니라" 라고 말한다.
이 세상 어떤 부모가 자녀를 때리는 것을 즐거워하겠는가? 그렇게 때문에 자녀들을 교육할 때에 차마 그들을 매로써, 또는 올바른 언어 가르침으로써 제제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건 자식을 사랑하는게 아니라 도리어 자녀를 미워하는 결과를 낳게 될 뿐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인격이 자라나야 하는데 그 인격은 부모에게서 기인하며, 그들의 올바른 선도를 통해 성장하기 때문이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것은 아이들의 육체 뿐만이 아니요, 정신과 영혼이다.
라이카M6/주미크론50mm/코닥 컬러플러스200
슬프고 안타까운 뉴스를 많이 보는 요즘이다.
요즘 들어 참 절실히 느껴지는 것은, 사람이 사람됨을 완전히 놓아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사람됨을 놓아버릴 때는 더는 생각하지 않는 그 때를 말함이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배려가, 사람을 대한다는 것이 참으로 기막히도록 어려운 것이고 수련인 것이다. 대한다는 것 자체가 인생에 주어진 우리의 가장 큰 임무가 아닐까.
경희대학교 인문학 교수인 도정일이라는 분의 말 중에 이런게 있다.
"인간의 성장 속도가 느린 것은 그 느린 과정에 의해서만 인간을 인간이 되게 하는 능력이 자라기 때문이다. 사람을 사람으로 키우는 과정은 느려야 하고...여유로워야 한다."
사람이 사람되고, 서로 대할 때에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의 교육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고, 충분히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조금 더 천천히 갈 필요가 있으며, 때로는 고통스러운 과정이 된다 할지라도 자녀들을 초달해야 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