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도쿄 #2

[일본 여행] 2017년, 3박 4일의 맛있는 도쿄여행

도쿄 여행 둘째 날의 식도락 여정은 도쿄의 전통 음식 문화를 현대적으로 경험하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아침까지 푹 자고 일어난 우리는 브런치를 먹기에 좋은 오전 10시쯤 '규동'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프랜차이즈 형태의 음식점으로 향하였습니다.



'마츠야', 이 집에서 식권을 구매하고 직원에게 건네 준 후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약간은 과장해서 정말 눈 깜짝하는 사이에 음식이 나왔습니다. 이건 뭐~ 거의 주문과 동시에 음식이 나오는 수준이었습니다.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햄버거 집에서 주문한 것보다도 훨씬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며 음식을 내왔습니다.

그러나 음식의 건강함은 햄버거와 같은 류의 그것들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고기의 질도 괜찮았고, 특히 반숙 계란은 환상적이었습니다. 반숙 계란이 톡 터졌을 때, 규동(일본식 소고기덮밥)에 스민 부드러움과 신선함은 완벽했습니다. 한국돈으로 5000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이런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우리가 간 곳은 츠키시마 역 앞의 몬자거리였습니다. 그곳은 몬자야키를 팔고 있는 음식점이 수십 군데가 모여있는 도쿄의 명물거리였습니다. 거리의 입구에서부터 거리가 끝나는 지점까지 천천히 걸으며 거리의 분위기를 느껴보았습니다.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곳곳의 매장에서 음식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는 모습도 보이고, 여행가방을 끌며 이동하는 커플도 여럿 보였습니다.



생각해보니 우리가 몬자거리를 찾았던 날이 일본에서는 '경로의 날'이라서 공휴일이었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날이었습니다. 외국인들도 가끔 보였지만 지방에서 온듯한 일본인들도 제법 보였습니다. 그들을 보고 있으니 내가 있는 이 곳이 도쿄의 명물거리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거리를 걷다 한 음식점으로 들어갔습니다. 길게 손님 줄이 늘어서 있지는 않으면서도 매장 안에 적당한 수의 손님이 자리 잡고 있는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집은 각 테이블이 어느 정도 독립적일 수 있도록 칸막이가 있었는데 그로 인해 몬자야끼를 자유롭게 조리하며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맨타이모찌치즈'였습니다. 명란젓과 찹쌀떡, 치즈, 양배추 등이 어우러진 몬자야끼였습니다. 이 집은 점원이 직접 몬자야끼를 조리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발에 몬자야끼의 재료를 가져다주면 손님이 알아서 조리하는 구조였습니다.



설명서를 참조해서 몬자야끼를 조리해보았습니다. 직접 몬자야끼를 만들어 보니 몬자야끼의 특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몬자야끼는 매우 독특한 음식이었습니다. 특정한 형태를 갖추지 않은 흐르는 빈대떡이었습니다. 소꿉장난을 하듯이 음식을 조리하고 그 결과물을 편한 데로 먹으면 되는 음식이었습니다.



몬자야끼를 작은 철 주걱으로 퍼서 가쓰오부시를 살짝 뿌려 입으로 가져갔습니다. 가쓰오부시의 깊은 향과 함께 명란젓이 들어가서 짭조름한 맛이 강하게 올라왔습니다. 조금 씹으니 찹쌀떡의 쫄깃함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몬자야끼는 상당히 특이한 맛이었습니다. 맛있다기보다는 독특한 맛, 그것이 매력 있는 음식이었습니다.



'고에몬'에서 몬자야끼를 먹은 후 밖으로 나오니 몬자거리에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여기저기에 줄을 선 그들도 몬자의 추억을 남기고자 왔을터~, 그들은 어떤 추억을 남기고 갈지 상상해보며 우리는 몬자거리를 떠났습니다.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 우리는 버스를 탔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없던 승객들이 하나, 둘 정거장을 거쳐가면서 많이 늘어났습니다. 어느 순간, 버스는 만원 버스가 되어 있었습니다.



도로를 달리며 도쿄의 경치를 보기 위해 운전석 바로 뒷자리에 앉았습니다. 버스를 탐으로써 도쿄 시민들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도쿄를 느끼고 싶었던 나의 바람은 버스를 통해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9월 중순의 도쿄는 더웠습니다. 태풍의 영향으로 전날까지는 비가 오던 도쿄에 푸른 하늘이 펼쳐지자 뜨거운 태양이 도시에 내리쬐였습니다.



여행 중 거리의 곳곳에 설치된 자판기를 통해 음료를 구입해서 마셨습니다. 특히 한 번씩 먹는 사이다가 꿀맛이었습니다. 시원한 탄산과 섞인 시큼한 단맛의 사이다는 맛이 톡톡 튀었는데 자꾸만 끌리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목적지인 센소지를 가던 길에 '오이모야상'이라는 가게 앞에서 잠시 멈추었습니다. 달달하면서도 시원한 무언가가 먹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 집은 여러 가지 간식거리를 파는 가게였는데 우리는 이 곳에서 자색고구마 아이스크림을 먹었습니다. 가게 앞에는 약 세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긴 나무의자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달콤 시원한 그것을 천천히 맛보았습니다.



일회용 그릇에 자색고구마 아이스크림과 함께 양갱과 찹쌀떡을 얹어서 주었는데 이들은 서로 화합하여 환상적인 맛을 선사했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기분 좋은 단맛의 향연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사쿠사 센소지로 향하는 길의 나카미세 거리는 엄청난 인파로 인해 앞으로 나아가기도 힘들었습니다. 거리의 양 옆으로 늘어선 상점들에서는 기념품과 화과자, 센베이(일본식 쌀과자)등을 팔았는데 거리를 지나며 그것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는 양갱과 찹쌀떡을 파는 '후나와'라는 가게 앞에서 멈춰 섰습니다. 찹쌀떡이 너무 맛있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고구마 앙금이 든 찹쌀떡과 쑥을 떡의 재료로 한 찹쌀떡을 각각 사서 바로 시식해보았습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떡과 내공 있는 앙금이 조화된 고급스러운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찹쌀떡이 이렇게 고급질 수 있다니!'


나는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오오츠카 역 근처의 일본 가정식 전문점 '오토야'를 방문하였습니다. 이 음식점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아내가 대학시절 살았던 집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집밥'이 생각날 때면 가끔 이곳에 와서 식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 추억을 공유하기 위해 우리는 함께 '오토야'를 찾았습니다.



저녁 8시가 넘어서 매장을 방문했는데도 자리가 없었습니다. 우리 앞으로 대기하고 있는 팀도 두 팀이나 있었습니다. '동네 밥집'치고는 상당히 인기가 있는 음식점이었습니다. 우리가 대기하고 있는 동안에도 두 팀이 더 왔을 정도로 손님이 이어졌습니다.



메뉴판을 쭉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먹고 싶은 메뉴로 주문을 하였습니다. 우선, 점포 한정 메뉴인 '생강간장양념 숯불 우설구이'를 단품으로 주문하였습니다. 그리고 '대구와 야채의 흑초 탕수 정식'과 '숯불 닭고기 계란덮밥'을 각각 주문하였습니다.



이 집은 밥을 오곡밥과 흰밥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고, 밥의 양도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면류가 아니면 기본적으로 샐러드와 국 그리고 야채 절임이 추가적인 비용 없이 제공되었습니다.



단품으로 주문한 우설구이는 숯불에 구워 불맛이 살아있었습니다. 생강간장양념을 한 우설을 구운 것이라 여행 첫째 날, 야키니쿠 집에서 먹었던 우설과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달짝지근한 간장 양념이 잘 배어 있는 우설구이는 흰밥과 아주 잘 어울렸습니다.



내가 주문한 '대구와 야채의 흑초 탕수 정식'은 흑초가 들어가서 그런지 새콤하였습니다. 맛을 보면 시큼한 맛이 강하게 올라오지만 얼굴을 찡그리지 않아도 되는 기분 좋은 신맛이었습니다. 이 요리 또한 우설구이처럼 밥을 부르는 음식이었습니다.



아내가 주문한 '숯불 닭고기 계란덮밥'은 담백했습니다.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가는 맛이었습니다. 연애시절 아내는 일식집에 가면 고향의 맛을 느끼고 싶다며 종종 이런 덮밥류를 주문하곤 했었습니다. 도쿄에서 혼자 자취를 하며 대학을 다니면서도 가끔 이 집에 들러 이런 덮밥들을 주문했을 그 시절의 아내를 생각하니 내 마음이 왠지 짠~ 하였습니다.


주문한 '오토야'의 음식들은 모두 맛있었습니다. 매장은 깔끔했고, 조명이 환해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또한, 가족단위로 와서 식사하기에 좋은 넓은 테이블과 혼자 와서 식사할 수 있는 1인 테이블이 고루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매장의 구성 하나하나에서 많은 배려가 느껴졌습니다. 이런 곳에서 아내의 추억도 공유하고, 맛있는 저녁식사를 해서 그런지 하루 종일 빼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피곤할 만도 한데 숙소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무척이나 가벼웠습니다.



[일본 여행] 식도락 도쿄 여행 : 규동(일본식 소고기 덮밥), 몬자야끼, 길거리 음식(자색 고구마 아이스크림, 모찌(찹쌀떡), 자판기 음료 - 사이다), 일본 가정식 - 생강간장양념 숯불 우설구이, 대구와 야채의 흑초 탕수 정식, 숯불 닭고기 계란덮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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