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깨달음 : 영화 촌평]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2017)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제목이 주는 인상은 강렬하다. 그 강렬함으로 인해 영화를 보기 전부터 우리는 이런저런 기대감에 휩싸이게 된다. 도대체 어떤 영화이길래 이런 해괴한 제목을 사용했는지, 영화에 섬뜩한 장면은 없는지 등, 궁금증과 뒤섞인 기대감이 우리를 매혹한다.
그러나 영화는 제목이 주는 인상과는 전혀 다른 스토리가 전개된다. 우정, 사랑, 죽음 그리고 삶의 의미 …, 조금은 어려운 주제들을 긍정 에너지가 철철 넘치는 이야기들로 표현한다. 영화의 스토리에 빠져있노라면 웃다가 울다가 흐뭇하다가 …, 다채로운 감정선에 몸을 싣게 된다.
이 영화를 잘 이해하려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의미가 등장인물과 시간의 흐름 그리고 사건의 전개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된다.
스스로를 외톨이로 만드는 시가와 학교 최고의 인기녀 사쿠라의 관계는 병원에서 떨어진 '공병문고'를 시가가 줍게 되면서 시작된다. '공병문고'를 통해 시가는 사쿠라가 췌장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음을 알게 되고, 그때부터 그는 그녀의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처음에 사쿠라가 시가에게 너의 췌장을 먹고 싶다며 곱창을 먹으러 가자고 할 때는 자신의 신체에서 건강하지 못한 부위를 먹으면 그 부위가 건강해진다는 속설이 있다고 말한다. 너스레를 떨며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고 말하는 사쿠라의 미소에는 어린 나이에 죽고 싶지 않은, 더 살아서 삶을 더 누리고 싶은 소녀의 애절함이 녹아있다. 농담과 웃음으로 애써 그 절절한 마음을 감추지만 그녀의 눈빛에는 고스란히 소녀의 마음이 드러난다.
자신과는 너무나 다른 사쿠라, 언제나 친절하고 밝으며 누구하고도 잘 어울리는, 긍정 에너지 팡팡 쏟아내는 사쿠라를 떠나보내야만 한다는 것이 시가는 어느 순간 무척 두려워진다. 사쿠라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늦은 봄에도 벚꽃이 피어있는 지역을 여행하기로 약속한 날, 시가는 사쿠라에게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문장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이제 시가는 사쿠라의 영혼을 자신의 마음에 담고 싶다. 그녀의 삶의 모습과 태도까지도 닮고 싶다. 그저 사랑이라고 단순하게 표현하기에는 너무 부족한 자신의 마음을 그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고 말하며 완전하게 표현한다.
사쿠라는 결국 죽는다. 예상과는 다른 다소 황당한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녀의 죽음은 삶이 왜 소중하며 지금 이 순간을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쿠라는 죽어서 '공병문고'와 편지를 통해 시가에게 전하지 못했던 마음을 전한다. 시종일관 곧 다가올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꽉 찬 일상을 살아가지만 사실은 죽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소중한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평범한 일상을 계속해서 살고 싶다고 그녀는 말한다. '공병문고'를 통해 자신의 비밀을 공유하게 된 시가, 스스로를 외톨이로 만들지만 누구보다도 강인한 그를 닮고 싶다고 사쿠라는 말한다. 계속 살아서 그와 함께 있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고 그녀는 전한다.
영화 속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의미는 단순하게 사랑, 우정 …, 정도로 표현하기에는 어려운 너무 큰 인간애의 표현이다. 상대의 영혼이 내 마음에 영원히 존재하기를 바라는, 그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함께하고픈 애절한 마음이다. 그것이 영화 속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표현의 진짜 의미이다.
[참된 깨달음 : 영화 촌평]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진짜 의미
이 글은 브런치 무비 패스를 통한 시사회 관람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