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족과의 1박2일 #3
고베 여행 2일차, 기타노이진칸 거리를 탐방한 우리 가족은 고베 시티루프 버스를 타고, 난킨마치로 이동했습니다. 일본 3대 차이나타운 중 하나인 고베 난킨마치에서 식사도 하고, 궁금했던 일본의 차이나타운을 살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고베항은 일본의 대표적인 무역항으로 예부터 바다를 통한 물자 이동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에 따라 외국인과 그들이 향유하는 문화의 유입도 자연스러웠는데 이러한 현상은 서양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중국인들은 일본에서도 그들만의 공간을 형성하고, 그들만의 문화를 향유했는데 그것이 바로 일본의 차이나타운입니다. 다만, 일본이라는 나라와 지역적 특색이 합쳐져 고베 난킨마치라는 정체성을 가진 하나의 문화 공동체를 형성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가족은 고베 난킨마치의 동쪽 입구인 장안문에서 난킨마치 탐방을 시작했습니다. 연말이고, 주말인 때라 많은 인파가 난킨마치를 찾았습니다. 너무 사람이 많아 이동을 하기도 불편하고, 사진을 찍는 것도 여의치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사람이 많을 때 이곳을 방문했기에 여행의 흥은 더욱 돋았습니다.
고베 난킨마치는 인천 차이나타운과 비교하면 대체적으로 아담하고, 소박했습니다. 인천 차이나타운이 의리의리한 건물들 속에서 화려함과 웅장함을 추구하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고베 난킨마치는 아담하고 평범한 건물들 속에서 수수함을 추구하는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난킨마치는 인천 차이나타운과는 달리 부담스럽거나 오버스럽지 않았습니다.
고베 난킨마치도 인천 차이나타운처럼 거리에는 먹을 것들이 넘쳐났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차이나타운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메뉴들을 이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분명 한국과는 다르게 형성된 음식 문화를 가지고 있었고, 그러한 음식들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은 흥미로웠습니다.
일본 차이나타운의 음식들에는 특히 만두류가 많았습니다. 다진 고기를 만두소로 한 만두도 있었지만 간장 베이스 양념에 조린 돼지고기를 통으로 넣은 만두빵(トンボーローバーガー)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베이징 오리를 판매하는 가게들을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베이징 오리와 채를 썬 각종 채소를 한데 묶어 크레페(北京ダッククレープ)처럼 판매하였습니다.
또한, 대나무 잎과 비슷한 잎 안에 찹쌀과 고기, 콩 등을 넣고 찐 밥(チマキ)을 팔았는데 이 밥은 나뭇잎에서 배인 향이 독특하였습니다. 마치 중국식 영양밥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울러 튀긴 떡꼬치(あげもち)는 떡을 튀겨줌으로써 겉은 바삭한 식감을 살려주면서도 떡의 속살은 쫄깃쫄깃해서, 입안에서 느껴지는 식감은 환상적이었습니다.
난킨마치의 음식점에서 그들의 음식을 맛보는 것은 일본스럽게 형성된 중국 음식을 맛보고, 그러한 분위기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같은 차이나타운이지만 한국과는 분명히 다른 일본스러운 차이나타운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것과 비교해 보고자 했던 샤오롱바오는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좀 더 육즙이 풍부하고, 기름진 맛이 더해진 것은 주방장 솜씨의 차이일 뿐 기본은 한국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길거리에서 먹게 된 샤오롱바오였지만 육즙 가득한 만두가 입안에서 터지며, 감동을 선사하는 것은 똑같았습니다.
한편, 물만두(水餃子)도 한국의 것과 비슷하였지만 약간의 차이는 있었습니다. 일본의 물만두는 같이 들어간 고명과 함께 간이 된 국물을 사용해서 마치 만둣국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한국의 물만두가 자작한 국물 속에서 만두를 건져먹는 느낌이라면 일본의 물만두는 따끈한 만둣국 한 그릇을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난킨마치를 걷는 발걸음은 즐거웠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아지는 난킨마치의 사람들이었지만 두둑하게 부른 배를 안고, 느긋하게 걷기에는 그들의 존재가 오히려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무심코 그들을 바라보니 그들에게도 미소가 보였습니다. 여행의 즐거움인지, 맛있는 음식을 먹은 행복감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입가에 번진 미소가 아름다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