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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않겠다, 그 무엇이든

by 이웅진


Tour.com & Couple.net

즐기면서 나스닥으로 가는 길

1279일 차 2024년 12월 31일


지지 않겠다, 그 무엇에든


아마 만화를 보고 흉내를 냈을 것이다. 소년시절 정권을 단련한다고 나무나 벽을 치다가 포기했다. 굳은살이 박이기는커녕 아프기만 했다.

그때 그 아이는 지금 초로의 나이에

접어들어 또 다른 수련을 하고 있다.

주먹이 아닌 허리다.


훌라후프를 7년째 한다. 35인치를 넘던 허리가 30인치로 날렵해졌다.

인내가 필요한 운동이다.

즉시효과를 보기 어렵다.

꾸준히 했더니 다이어트는 물론

장 기능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익숙해지니 방심해서인가, 요 며칠

허리 양쪽이 찢기 듯 아프다.

아침 1200번, 저녁 1200번을

300번씩 좌우를 바꿔가면서 돌린다.

안쪽이 울퉁불퉁한 대형 훌라후프다.

게다가 역시 요철이 심한 지압매트

위에서 한다.

몇 년 전 고통스러운 단계를 극복했는데

요즘 들어 또 아프다.

정확히는 허리가 아니라 고관절 부위다.

살 바로 밑에 있는 뼈, 거기가 아프다.

거울로 보니 굳은살이 돋아있다.

일종의 갑옷을 두른 셈인데도

다시 통증이 생긴다니, 원인을 살폈다.

아침저녁으로 하던 훌라후프를 중간에

한 타임 늘려 오후에 더한 탓이다.

300회씩 두 번, 총 600번을 더 돌렸다.

옷도 안 입고 맨살을 때리니 견디지 못했나 보다. 회전 때마다 짜릿짜릿한 통증이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미련하게,

아니 오기로 버틴다.

어디 누가 이기나 보자.

이 또한 지나가리니, 나는 승리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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