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이 멈추면 입으로

by 이웅진

Tour.com & Couple.net

즐기면서 나스닥으로 가는 길

1389일 차 2025년 4월 21일


손가락이 멈추면 입으로


두통에 시달린 하루다.

머리를 아프게 만드는 일이 유독 많았다.

이러다가 정말 머리가 터지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마저 생겼을 정도다.


아침부터 오후까지는 대개 손가락으로 일한다.

카톡으로 지시하고 보고를 받는다.

저녁이면 손가락이 마비되다시피 한다.

이때부터는 전화, 입으로 일한다.

골치 아프고 지친 상태이니 목소리에 짜증이 배어 나온다.

통화하는 직원들도 느낀다.

그들의 긴장과 불안을 나도 느낀다.

나쁜 감정을 전이하지 않으려 애쓰지만 쉽지 않다.


서울은 월요일 새벽, 이곳 시애틀은 일요일 점심이다.

등산을 다녀온 큰아이 부부, 둘째와 함께 식사를 했다.

비싼 식당을 잡으라고 했다.

가 보니 중국 소스에 고기를 익혀먹는 샤부샤부 스타일 음식점이다.

좋은 줄 모르겠는데 애들이 좋아하니 나도 맛있게 먹었다.

(그 옛날 어머니도 이랬겠지)


한국의 구청에서 연락이 왔다.

결혼상담업 정기 점검이다.

절차 간소화는 구호에 그친다.

없던 규제를 새로 만든다.

이런 게 적극행정인가 보다.

언짢아서 언쟁을 했다.

소극적인 어필이었다.

내가 을이니 어쩔 수 없다.

말로만 민관이지 실상은 관민이다.

답답하다.

내 분야에 관한 한 대한민국의 관은 거꾸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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