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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둘레 31인치

by 이웅진

Tour.com & Couple.net

즐기면서 나스닥으로 가는 길

1218일 차 2024년 10월 27일


허리둘레 31인치


10대 후반~20대 초반

내 바지 사이즈는 31인치였다.

그러다 30대 초 33인치로 허리가 굵어졌다.

40대에는 34~35인치가 됐다.


뼈에 살이 붙을 리 없다.

앞과 옆 뱃살이 점점 더 부풀고 늘어졌을 뿐이다.

당시 백화점의 직원이 그랬다.

나중에는 맞춰 입어야 할 거라고.


오늘 겨울바지를 사러 갔다.


한국에서 가을 옷만 가져왔는데

날이 제법 쌀쌀해졌다.

이곳 시애틀의 기온은 아침 7도,

낮에도 12도 정도다.


먼저 32인치 치수 바지를 골랐다.

입어보니 헐렁하다.

31인치를 입었더니 이것도 약간 큰 듯하지만 얼추 맞는다.


아! 마침

40년 전 허리로 돌아갔다!


지난 몇 년 간 뱃살을 완전히 없애려고

무진 애썼다.

의술이나 약물의 도움 없이 오로지

운동으로 감량했다.

뱃살은 단기간에 뺄 수 없다.

불굴의 의지와 인내가 필수다.


옆에서 보면 복부가 거의 수직이 됐다.

아직은 거의... 거의 다.

완전한 1자가 될 때까지 마지막

지방 한 겹까지 연소시키고 싶다.


어느 해인가 한국의 대도시관리지표로 허리둘레가

선정된 적이 있다. 뱃살이 당뇨병, 협심증, 뇌경색을 부르기 때문이다.

삶의 질과 행복은 허리둘레에 반비례한다.


35에서 31... 센티미터로 환산하면

무려 10 이상 날렵해졌다. 날아갈 듯 가벼운 몸과 호흡으로 나는 나스닥으로 가는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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