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티모닝, 하루를 시작하는 나만의 의식

매일 아침, 왕관을 씁니다.

by 썬파워이쌤


새벽 5시 39분, 세상과 인사하다

나의 아침은 보통 새벽 4시 30분에 시작한다.

어제는 독서모임이 자정을 넘겨 끝났고, 그 여운 속에서 집중 공부를 하다 보니 어느새 새벽 2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그냥 6시에 알람을 맞추고 억지로 잠들었다.

5시 22분, 눈이 떠졌다. 조금 꼼지락거렸던 나. 5시 39분, 베란다 창문을 열고 세상과 인사를 한다.

"안녕!"

세상과 인사를 하며 나는 흩어져 있던 나를 회수한다.

왕관을 쓰는 이유

거실로 돌아와 왕관을 쓴다.

처음엔 재미 요소를 담아 다이소 천원짜리 왕관으로 시작했었다. 이제는 소중한 하루를 여왕처럼 살고 싶어 예쁜 티아라로 바꿨다.

사진을 찍는다. 어제와 다른 나를 보고 싶고, 미소 띤 나를 남기기 위해.


오늘은 철관음

어떤 차를 고를까? 오늘의 마음 상태에 따라 차를 고른다.

오늘은 어제보다 마음이 예뻐진 나를 위한 선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철관음을 골랐다. 그에 맞는 다구를 고르고 물을 끓인다.

물이 끓는 동안 좋은 글로 시작하기 위해 <365일 문장 다산, 어른의 하루 명언집>에서 오늘 날짜의 글을 필사한다.


"좋은 문장은 좋은 글들을 무수하게 흉내 내다가 결국에는 자신만의 글에 도달했을 때 나온다."


마치 다산 선생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글을 써라. 잘 쓰려고 하지 말고 그냥 써라. 좋은 글들을 흉내 내면서. 닮고 싶은 좋은 글들을 필사하는 나에게 던져주시는 말씀 같다.


나를 칭찬하는 시간

잘했어.

새벽 2시가 다 된 시간에 잠들어 3시간 겨우 자고 일어났지만, 이불 속에서 빈둥거리지 않고 세상과 인사하며 시작하는 나를 칭찬한다. 엄지척을 해준다.


차를 우리며, 나를 우려내다


물이 끓으면 밤새 잠들어 있던 나의 몸 구석구석을 깨우기 위해 음양탕, 미지근한 물을 먼저 마신다.

조금 느려도 괜찮아. 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고, 나를 사랑하자는 마음을 갖는다.

동글동글 말려서 만든 철관음을 차호(차를 우리는 작은 주전자)에 넣고 첫 물은 버린다. 그리고 팔팔 끓는 물이 한 숨 쉬고 난 약 90도의 물을 차호에 넣고 짧게 10초 정도 우린다. 그다음 우릴 때는 5초 정도 늘려가면서 7번까지는 우려 마실 수 있다.

이렇게 차를 우리며 나를 우려낸다.

작은 찻잔에 우려진 철관음 차를 따르고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갖는다. 마음이 차분해진다. 느려도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가려 한다.


여왕의 티모닝

왕관을 쓰고 차를 마시며 '여왕의 티모닝, 퀸즈 티모닝'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이 새벽, 나만의 세상에서는 여왕으로 살아도 되잖아. 그렇게 나는 나를 일으켜 세운다.


미뤄뒀던 나를 회수 중

삶을 마감하려고 했던 내가 잃어버린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난 지 어느새 3년.

나는 나를 잃어버린 게 아니었다. 울조군이 고등학생이었던 시간, 대입이라는 중요한 관문을 준비하는 데 엄마라는 역할에 충실하고자 나는 나를 미뤄뒀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나는 지금부터는 나 스스로 미뤄뒀던 나를 회수 중이다.

힐링이 아닌 회복을 선택했다. 나는 매일 4시 30분, 차와 함께 나와 마주하면서 그렇게 서서히 나아지고 있었다.


대한민국 차문화에 한 획을

여왕의 티모닝, 하루를 시작하기 전 나만의 의식을 치른 후 대한민국 차문화에 한 획을 긋겠다는 마음으로 여왕의 티모닝을 세상에 공유한다.

한 획? 거창한 게 아니다. 마시는 차에 대해서 알려주고 싶고, 차로 인해서 변한 나도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티모닝!

행복한 아침입니다


오늘의 차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철관음입니다.


철관음은

중국 복건성 안계에서 태어난 우롱차로,

향은 꽃처럼 맑고

맛은 깊고 단단한 여운을 남기는 차입니다.


가볍게 기분을 띄우는 차가 아니라,

마실수록 나를 정돈하게 만드는 차.

그래서 오늘은 누군가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나에게 선물하는 마음으로 철관음을 골랐습니다.


첫 잔은 향으로 나를 깨우고,

두 번째 잔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지막 잔은 오늘의 태도를 세워줍니다.


오늘은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며

나를 먼저 챙기는 아침으로 시작합니다.


“대한민국 차문화에 한 획을 긋고 싶은 마음으로

매일 아침, 나만의 티모닝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왕의 티모닝, 퀸즈 티모닝이 끝나면 온전히 나의 시간에 집중한다.

여왕의 마음으로 하루를 잘 지내려고 마음먹으며 썬파워이쌤의 티모닝을 마무리한다.

하루 잠깐 짬을 내어 차와 함께 나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라며.

썬파워이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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