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있던 나를 꿈이 먼저 알았다
요즘 나는 거의 매일 꿈을 꾼다
잠들면 어김없이 꿈을 꾼다. 어젯밤 꿈은 그냥 지나가는 꿈이 아니었다.
뭔가를 말하려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그 꿈들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말하지 못했던 말들이 꿈에서 나왔다
작은언니와 크게 싸웠다.억울했다.
말하지 못한 말이 있었고, 말해도 통하지 않았던 시간도 있었다.
엄마도, 오빠도, 큰언니도 다 나왔다.
가족이라는 구조 안에서 나는 늘 설명하는 사람이었다.
꿈에서 나는 소리를 높였다.
현실에서는 그러지 못했던 말들을 꺼냈다.
억울함은 내가 나를 인정할 때 풀렸다
이른 새벽에 일어났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자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는 그 시절의 나에게 말했다.
"그때도 너는 잘했어."
그 문장은 누군가에게 들었어야 했던 말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해줘야 했던 말이었다.
억울함은 상대가 풀어주는 게 아니었다.
내가 나를 인정해줄 때 풀렸다.
꿈은 정확했다
또 다른 꿈에서는 멘토교수님이 내 글을 평가했다.
"처음 글은 좋았는데, 요즘은 그냥 그렇다."
잠에서 깨어나서도 한참동안 그 말이 마음에 걸렸다.
나는 왜 그 말이 신경 쓰였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글이 약해진 게 아니라 내가 쓰지 않고 있었다.
요즘 나는 많이 생각했고 많이 정리했고 많이 대화했지만
직접 쓰는 시간은 줄어들어 있었다.
평가가 두려운 게 아니라 멈춰 있는 내가 불편했던 것이다.
나는 지금 자리를 옮기는 중이다
왜 요즘 꿈을 많이 꿀까.통제에서 존재로. 성과에서 깊이로. 영향력에서 축적으로.
정체성이 이동할 때 뇌는 과거의 구조를 다시 보여준다.
"아직 거기 서 있을 거야?" 하고 묻는다.
나는 이제 거기로 돌아가지 않는다.
예전처럼 모든 걸 책임지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통제하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꿈은 나를 가볍게 하러 온다
예전만큼 인정받지 않아도 괜찮다.
숨이 편하다.
꿈은 나를 무너뜨리러 오는 게 아니라
나를 가볍게 하러 온다는 걸 이제는 안다.
나는 무너진 게 아니라 넘어지고, 다시 배우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