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병처럼 흐르는 시장기

집 - 이용악

by 소리솔이

고요한 시간은

무엇으론가 채워지는데

농도 짙은 어두운 중력이 사방에서 눌러 움직이는 것들을 꼼짝 못하게 하고

그 와중에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물처럼 흩어지는 생각들


양분되어 흐르는 세상

한 축은 일상이 자전하는 세상

한 축은 반대로 도는 내 세상


벙어리의 언어를 들을 수 있는 한 사람

그 사람이 귀를 닫으면

어디로 가야하나


눈 감고

모란을 보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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