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돌봄의 주말 풍경

물 한 모금 마시는 일도 사치입니다.

by 비니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어젯밤 하지 못한 설거지를 한 후에 엄마 아침 식사를 준비했다.

냉장고에서 반찬들을 꺼내고 국을 데우고 밥을 그릇에 담으며 엄마에게 식사하시라고 말했다.

며칠 전에 생선이 드시고 싶다고 해서 주문한 비비고 임연수 구이를 전자레인지에 넣어 돌리고 식사 후 약을 드시기 때문에 컵도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다음은 동생 차례이다.

일단 컵을 꺼내 미지근한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두 사람을 챙기다 보면 일어나서 물 한 모금도 못 마시고 정신없이 움직이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에 오늘은 의식적으로 큰 마음먹고 챙겨 마신 거다.


한참 식사하시던 엄마가 매일 아침마다 드시는 두부와 구운 계란을 찾으신다. 오늘은 다른 반찬들이 많아서 내가 깜박했던 모양이다.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둔 동생의 아침(믹서기로 갈아 줘야 먹기 때문에 이유식처럼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둔다.) 전자레인지로 돌리고 있는데 엄마가 물이 뜨거우니 정수기 물을 섞어 달라 신다.

엄마와 동생 식사 챙기는 틈틈이 집안일을 하고 세수를 한 후 외출 준비를 하는데 동생이 밥을 다 먹었다.

동생 아침 약을 먹이고(밥은 혼자 먹지만 약은 먹여줘야 한다.) 엄마 간식으로 귤과 과자를 갖다 드리고 났더니 온 몸의 에너지가 거의 빠져나간 것 같다.


간병이 힘든 이유는 편안하고 좋은 마음오로 시작해도 돌봄 대상을 끊임없이 챙기다 보면 과부하가 걸려 화를 내기 때문이다. 잠깐 쉬는 시간에는 화를 낸 자신에 대한 자책감이 밀려오고 돌봄에 기운을 다 써버려서 바람 빠진 풍선처럼 몸이 늘어지게 된다.



간병에서 제일 중요한 건 자신을 먼저 챙기는 거라지만 막상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다. 우선순위가 간병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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