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마음의 여유가 없다 보니 종종 화가 올라오고......"
-최유나 변호사의 인스타툰 '메리지레드' 중에서-
요양 병원에 계신 엄마를 모시고 안과에 외래 진료를 다녀온 어젯밤, 토요일에도 병원 예약이 잡혀 있는데 그 토요일이 이번 주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 갑자기 화가 치밀어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도대체 난 왜 쉬는 날 없이 매일 일과 간병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하는 건지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휴대폰을 보니 자정이 넘은 시간, (동생이 있는 중국은 여기보다 한 시간 느리다.) 몇 번을 망설이다가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서 위쳇으로 전화를 했지만 잠이 들었는지 받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동생에게서 '자느라 못 받았다, 무슨 일 있는지 걱정된다'는 톡이 와 있었다. 밤에 동생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톡으로 보내고 저녁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 며칠 전부터 아프다는 동생이 약간 갈라진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 아픈 건 좀 어때?"
"아직도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워."
"큰일이네. 일이 힘들어서 그런가? 나도 감기 기운이 있어서 전에 처방받았던 약 먹었어."
서로의 안부를 물은 후에 '독서와 글쓰기'라는 공통 관심사를 주제로 대화를 이어 나갔다. 그러다가 간병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내 얘기를 듣던 동생이 말했다.
"언니, 복 받을 거야"
언니가 지금 엄마와 막내 동생을 돌보고 고생하고 있으니 나중에 내 아이들이 잘 될 거란다. 동생은 나를 위로한다고 한 말이지만 전혀 위로가 되지 않고 오히려 화가 났다.
"그런 말 하나도 위로 안 되니까 하지마. 내가 뭐 복 받으려고 간병하는 거야? 그러면 네가 와서 나 대신 하든가. "
"알았어. 미안해. 언니, 다음에 또 통화 하기로 하고 이만 끊을게.”
동생이 나를 많이 걱정하는 건 알지만 "힘 내.", "복 받을 거야."라는 말은 정말이지 위로가 안 되고 듣기 싫다. 내 몸의 에너지는 이미 다 빠져나갔는데 어떻게 힘을 내고, 복 받기 위한 목적으로 간병하는 게 아닌데 무슨 복을 받으라는 건지. 솔직히 말하면 복 안 받아도 되니 간병에서 벗어나 내 삶을 살고 싶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내가 못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내 자신에게 화가 나고 기분이 나빠진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널뛰기 뛰듯 오르락 내리락하다보면 나 혼자 왜 이러는 건지 허탈하다.
내가 바라는 건 일주일에 단 하루라도 온전히 쉬고 싶다는 거다. 언제쯤이면 간병으로 개인의 삶이 흔들리지 않는 복지 정책이 시행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