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데 이따 오면서 삼계탕 두 개만 사다 줘.”
토요일, 볼일이 있어 외출한 나에게 걸려온 엄마의 전화.
알겠다고 대답하고 조금 늦는다는 말을 하려는데 ‘~뚜’ 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엄마가 전화를 끊었기 때문이다.
내 말은 잘 안 듣고 엄마 말만 한다고 투덜대지만 점점 엄마를 닮아가고 있는 것 같다. 어릴 때는 조용한 아이였고 듣기만 하면 되니까 말을 많이 하는 친구와 대화하는 게 편했다. 그런데 중년에 접어 들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넘쳐서 자제해야 할 정도이다.
왜 나이가 들면 말이 많아질 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얘기는 잘 안 듣고 자기 얘기만 하게 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