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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니 Jul 14. 2021

자기 일은 스스로 하면 안 되나요?

알아서 척척척, 스스로 어른이

  퇴근 후 방을 치우다가 톡 알람이 울려 휴대폰을 확인했다.

   “증명사진 있는지 좀 찾아봐줘.”

   본인의 증명사진을 찾아 달라는 남편의 메시지다.


   몇 달 전에 집안 곳곳을 정리하면서 남편의 증명사진을 발견하고 넣어 두었던 기억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나이 때문인지 건망증이 점점 심해져서 어디에 넣어 두었는지까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사진을 본 기억이 났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하던 일을 멈추고 서랍을 뒤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증명사진을 발견하고 찾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왜 남편은 나를 자꾸 피곤하게 하는 걸까.

  술 마셨는데 택시가 안 잡히니 데리러 올 수 있느냐, 택시비가 없으니 돈 갖고 내려와 달라 등등 결혼 이후 아직까지 요구가 끊이지 않는다.


  누군가는 그럴 것이다. 남편인데 그 정도도 못 들어주느냐고. 말은 이렇게 해도 남편의 요구는 거의 다 들어준다. 하지만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다. 모임에 참가한 나를 웬일인지 남편이 데리러 오겠다고 했다. 기분이 좋아져서 알겠다고 하고 모임이 끝나갈 무렵에 연락을 했더니 나가기 힘들다고 택시 타고 오라고 해서 서운했던 적이 있다. 이것 말고도 서운했던 일이 많지만 일일이 나열하지는 않겠다.


  이제는 내 몸 챙기는 것도 귀찮아 죽겠는데 돌봐야 할 가족과 챙겨야 할 일이 줄지 않는다.


   제발 본인 일은 스스로 알아서 하면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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