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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니 Jun 10. 2022

그 컵이 진짜 안 보였을까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느라 탑승한 버스에서 그날 하루 동안 내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은 무던하고 친절했다. 그런데  체험 프로그램을 마치고 귀가하는 길에 먼저 내릴 때 자신이 마신 음료 컵을 그대로 두고 가버렸다. 왠지 두고 내릴 것 같은 낌새가 느껴져 불안했던 예감이 맞았다. 결국 내가 내 음료컵까지 두 개를 다 가지고 버스를 내렸다. 컵 하나 치우는 게 그리 큰 일은 아니지만 짐이 많아 번거롭고 짜증도 났다.


   사람은 좌석 등받이 컵홀더에 꽂혀 있던 컵을 정말  보고 내린 걸까, 아니면 가지고 내릴 생각을 아예   걸까. 어제 있었던  일을 아직도 떠올리는 나는 속이 좁은 사람일까. 내리는 게 급해도 자기가 마신 음료 컵은 본인이 처리해야 하는  맞는  아닌가.


    뒤처리를 제대로 안 하고 가버린 그 사람은 다시 만날 확률이 거의 없지만 혹시라도 우연히 만나게 되면 왠지 마음이 불편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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