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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니 Jan 19. 2023

12월 10일

  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한 달. 신경과 약을 먹어서 감정이 많이 정리된 줄 알았다. 그런데 어제 저녁 운전 중에 딸을 생각하며 눈물이 났다. 오늘은 딸이 독립해 살던 집에 갔다가 내가 사 준 옷들을 보다가 가슴이 미어지면서 통곡을 했다. 그 옷들을 예쁘게 입은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아니 더 이상 딸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견디기 힘들었다.

  겨우 25년의 삶을 살다간  딸. 디저트 카페를 해 보고 싶다는 꿈을 꾸던 딸. 아무리 죽음에 순서가 없다고 하지만 내가 먼저 떠나고 딸이 엄마가 남긴 옷을 입으며 엄마를 그리워해야하지 않는가. 딸이 입던 옷과 들던 가방을 들고 다니다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동생은 꿈에 우리 딸이 나왔다고 하는데 왜 내 꿈에는 등장해 주지 않는 걸까. 꿈에서라도 딸의 얼굴을 만지고 딸과 대화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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