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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니 Jan 19. 2023

12월 21일

딸이 떠나고 깨달은 것들

  어제 동아리 쌤들과 만나서 점심을 먹었다. 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로는 세 끼를 제대로 챙겨 먹지 않아 살이 계속 빠지고 있다. 입맛이 없다고 하면서도 여러 사람이랑 밖에서 먹을 때는 잘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그 중 고 3인 아들을 둔 분에게 진학 관련하여 물어봤더니 카이스트에 수시로 합격했단다. 원하는 대학이라 본인도 엄청 좋아하고 자신도 홀가분하다고.

  “잘 됐네요. 정말 축하드려요. 좋은 소식인데 아까 식사할 때 왜 말씀 안 하셨어요?“

   웃으며 말하는 내게 그 분은 이렇게 대답했다.

 “얼마전에 그런 일 겪으셨는데 제가 먼저 말하기가 그래서요. 가끔 딸을 잃고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하면서 저도 마음 아파요. 축하해 주셔서 감사해요.“

  며칠 전에 만난 분도 탁 트인 뷰 보시면서 식사 하시라고 창가 쪽 자리로 예약을 잡았다고 하셔서 감동받았다.

  어떤 지인은 나랑 차로 강원도 가서 바람 쐬고 대화도 나누고 싶다고 해서 울컥했다. 딸을 잃은 나를 걱정하고 위로해 주고 챙겨주는 분들이 많으니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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