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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니 Apr 02. 2023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

  엄마와 동생을 독박 간병하게 되었을 때 “나에게 이런 일이”라며 한탄했다. 사랑하는 딸이 네 달 전 갑자기 세상을 떠났을 때도 같은 말을 되뇌었다. 자식을 먼저 보냈거나 홀로 간병을 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방심하다가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

   우리는 행복한 삶을 꿈꾸지만 완벽한 행복을 누리며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어쩌면 행복만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아닐지도 모른다. 행복해야만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면 자신의 삶이 더 불행하고초라하게 느껴진다.

  나는 자식에게만 올인하는 사람이 되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살았다. 그런데 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슨 일을 할 때 즐거움을 느끼는지에 집중했던 지난날이 무의미하고 헛되게 여겨졌다.

  딸 없는 세상에서 나만의 인생을 찾는다는 것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를 지켜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와서 후회한들 아무 소용없다는 사실이 나를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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