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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니 Jun 06. 2023

무기력이 나를 찾아온 날

    동생네 부부와 몇 달 전 떠난 딸을 보러 갔다. 눈물을 줄줄 흘리며 잡초를 제거하고 딸이 묻힌 곳 주변을 정리했다.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동생네로 갔다. 건물을 한 채 짓고 온 것 마냥 피곤이  몰려와 조카 방에 누웠다가 잠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와 해야 할 일들을 순서대로 떠올리면서도 이상하게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몇 시간을 누워 ‘해야지’라는 말만 반복하기를 수십 번. 저녁 약을 먹고 에너지가 충전되기를 기다렸다. 시간이 흐를수록 몸이 더 늘어진다. 결국 포기하고 취침 전 먹어야 하는 약을 삼켰다. 그냥 누워 잠이나 자야겠다. 오늘 저녁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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