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딸 또래의 동료가 일본으로 여름휴가를 떠난다고 한다. 너무 부럽다. 나도 딸과 일본에 가자고 약속했었다. 텔레비전에서 핫플레이스나 여행지를 알려주는 방송을 보면 딸이랑 가야지 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아프다.
2017년 여름에 홈쇼핑에서 규슈 2박 3일 패키지 상품 소개를 보다가 충동적으로 딸에게 연락해 같이 다녀왔다. 그때는 그 여행이 처음이자 마지막 해외여행이 될 줄 몰랐다.
삶은 참 잔인하다. 이보다 더 나쁜 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뭉개 버린다.
아는 지인이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이제 삶에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아. “
독박 간병에 지쳐가던 나도 그렇다고 답했다. 삶은 사랑하는 딸을 데려감으로써 내 말이 맞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딸과 했던 약속들은 지금 어디서 헤매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