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엄마 보러 집에 온 동생이 저녁 찌개를 만들다 설탕을 찾는다.
“엄마, 설탕 어딨어요?”
“몸에도 안 좋은 거 왜 찾아?”
“김치가 써서 그래.”
내 방에 누워 있다가 부엌으로 갔다. 동생이 나를 보며 물어본다.
”언니, 설탕 어딨는지 알아? “
“아니.”
“그걸 왜 몰라?”
동생의 반응에 순간 어이가 없고 화가 났으나 감정을 누르며 힘없이 말했다.
“그러게. 나는 왜 그것도 모를까…….“
나를 비난하는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냥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었으리라. 생각해 보니 나도 그런 적이 많다. 다른 사람의 실수를 보며 ‘아니, 그걸 어떻게 모를 수 있지?’라든가 ‘그걸 왜 모르지’라고 하며 어이없어했다.
역지사지,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