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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니 Jan 07. 2024

너그러워질 결심

   후드티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마음에 들고 가격도 괜찮은 제품을 발견하면 구매를 한다.


     백화점 캐주얼 브랜드 매장을 지나가다 쨍한 초록 후드를 발견했다. 가격을 물어보니 세일 중이라고  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매장에 걸려 있는 제품 하나만 남아 있었고 다른 매장에도 거의 없다고 하길래 그럼 걸려 있는 걸로 가져가겠다고 했다.


    매장의 매니저는 “제가 제품 상태 꼼꼼하게 점검하고 포장해 드릴게요.”라며 옷을 확인한 후 이상 없다며 쇼핑백에 담아줬다.


     귀가 후 방에서 옷을 꺼내서 펼쳐 보다가 어깨 부분과 후드 부분 등의 색상이 바래있는 것이 보였다. 순간 짜증이 났다.


      “아니, 꼼꼼하게 봐준다더니 이게 뭐야.‘


   내일 다시 매장에 갈 생각을 하니 귀찮기도 하고 불량 상품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매니저가 원망스러웠다.


    다음 날 매장에 찾아가서 “어제 확인해 주셨는데 집에 가서 봤더니 군데군데 색이 바랬어요.”라고 최대한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사실 그렇게 화가 난 상태는 아니었다.)


   매니저는 정말 죄송하다며 조회해 보니까 물류 창고에 새 제품이 있다며 교환도 환불도 다 가능하다고 했다.

      ”그럼 새 제품으로 가져갈게요.”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확실하게 옷 상태 점검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번거롭게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

        “아니에요. 일하시다 보면 그럴 수도 있죠. 괜찮습니다. “

     매니저는 거듭 사과하며 서비스로 양말 한 켤레를 챙겨줬다.


   ‘사람이 일하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지. 나도 그럴 때가 종종 있는데. 새해에는 좀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자.’


    마음먹은 대로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노력해 보자고 결심한 하루.


덧붙임: 백화점에서 받은 커피 쿠폰이 있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매니저분 드시라고 갖다 드렸다. 받는 것도 기쁘지만 더 큰 기쁨은 누군가에게 작은 것이라도 베풀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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