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더랜드’를 봤다.
죽었거나 식물인간이 된 사람과 화상으로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
딸이 떠나고 난 후 가끔 온라인으로 대화를 나누고 얼굴을 보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곤 했다. 나 말고도 이런 생각을 해 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보면 머지않아 가능할 것도 같다.
‘원더랜드’에 나오는 젊은 연인들의 사연보다 어린 딸을 두고 세상을 떠난 엄마의 이야기에 관심이 갔다.
탕웨이 배우가 맡은 젊은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딸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 싶었다고.
나도 그랬다. 딸과 친구처럼 오랫동안 잘 지내고 싶었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눈물을 그다지 많이 흘리지 않았다. 내 심장이 말라 비틀어졌나 보다. 가슴을 울리는 감동도 없었다.
죽은 사람을 인공 지능 기술로 만날 수 있다고 해서 상실의 아픔이 과연 치유될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상영관을 허전한 마음으로 걸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