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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니 Aug 11. 2024

오늘의 나

  딸이 미치도록 보고 싶어 차에서 오열을 했다.


  떠나기 전날 마지막 통화. 딸의 목소리는 한껏 들떠 있었다. 녹음을 재생하지 않아도 딸과 말하고 있는 것처럼 생생하다. 그래서 더 슬프고 딸의 부재가 실감이 안 난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 가슴이 더 답답해 약을 한 알씩 두 번 먹었다. 의사 선생님이 견디기 힘들 때 먹으라고 처방해 준 약이다.


  한동안은 매일 정기적으로 먹는 약(아침, 저녁, 취침 전 약)만으로 버텼는데 얼마 전부터는 약통에 들어있는 약도 먹는다. 안 먹으면 가슴이 답답해 미칠 것 같다.


  안 먹으면 힘들고 먹어도 힘들다.  조금이라도 덜 힘들겠다고 약을 삼키는 나.


  약을 먹는다고 아픔이 치유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안 먹으면 일상생활을 못 할 것 같아서 먹는다. 나 혼자라면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만 있다가 딸의 곁으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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