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전반적으로 재미있거나 즐겁지 않았다. 그래도 신을 원망하거나 태어난 게 싫지는 않았다.
가장 혹독한 시련은 2020년 2월, 엄마가 고관절을 다쳤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엄마는 고관절 수술 후 바로 걸을 수 없어서 요양 병원에 입원했다. 코로나 시국에 엄마 열이 높아서 입원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중간중간에 엄마를 모시고 병원에도 가야 하고 필요한 물품과 간식을 보내야 하고 동생 밥도 챙겨야 하고 직장 업무도 봐야 하고 등등.
사람들이 그랬다. “대단하세요. 그걸 다 혼자 하시고 있다니. 저는 그렇게 못할 것 같아요.”
닥치면 다 하게 된다. 나도 내가 이걸 다 해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시간이 가면서 우울감과 원망이 스멀스멀 내 마음과 몸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거실에 앉아 혼자 간단하지만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으면서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이 소중하고 즐거웠다.
2021년 1월 엄마가 보행기에 의지해 걸을 수 있게 되자 퇴원했다. 그때부터 또 다른 어려움이 더해졌다.
엄마는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기를 고집했다. 거기에 모든 걸 맞춰야 하는 생활에 숨이 막혔다.
그러다가 2022년 10월 엄마가 코로나에 걸렸다. 요양 보호사는 출근을 못하겠다고 했다. 엄마와 동생을 격리하고 두 사람을 돌보면서 나는 점점 소멸되어 갔다. 하루가 일주일처럼 느껴졌다.
왜 자꾸 힘든 일만 연속되는 걸까. 불만과 원망의 덩어리가 마음을 점령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딸이 죽었다. 더 이상 바닥 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영화 <어벤저스>에 헐크가 로키를 바닥에 수차례 내동댕이치는 장면이 있다. 그때의 내가 로키 같다.
혹독한 겨울 다음에 반드시 봄이 온다는 보장은 없다. 겨울이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