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함께했던 그 날의 기억
유난히 몸이 무겁고 피곤한 아침이었다. 몸이 축축 처지고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았다.
'감기인가...?'
인도의 2월은 겨울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인지라 지나가는 감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기약을 먹고 하루를 보냈다. 그럭저럭 괜찮아지는 듯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잠시였다.
다음날 오후 무렵부터 미열이 나기 시작했다. 감기약이 듣지 않았고, 덜컥 겁이 났다.
저녁부터 온 몸이 아프기 시작했고, 열은 계속 올랐다. 해열진통제로 그날 밤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하루를 기다려야 했다. 집에서만 있는 하루는 지루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날부터 본격적인 통증, 고통이 시작되었기에 지루할 틈이란 건 없었다.
자고 또 잤다.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았다. 잠을 잔다 해도 깊은 잠은 자지 못했다. 뼈 속 마디마디가 쑤시고 아팠다. 낮인지 밤인지 분간이 안 갈 만큼,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날이 기억에서 없을 만큼 자다 일어나다를 반복했다.
다음날 아침 검사 결과가 나왔다. '양성'이었다.
코로나가 양성이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을 틈도 없었다. 그냥 아팠던 기억만 있다.
집에서 혼자 지내고 있기에 뭐라도 챙겨 먹어야 할 것 같은 마음에 전기밥솥으로 죽을 끓였다.
간장과 참기름으로 간을 해서 먹기로 했다. 어릴 적에 아플 때면 엄마가 종종 그렇게 주시곤 했었다.
고소한 참기름과 짭조름한 간장이면 입맛이 없고 아무리 아파도 죽 한 그릇 정도는 먹겠지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 오산이었다. 한 숟가락을 입에 넣는 순간...
'뭐지...? 간장이 썩었나?? 참기름이 상했나??'
간장 맛은 쓰기만 했고, 참기름의 고소함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식용유를 입에 머금은 느낌이랄까?
그렇게 미각과 후각이 사라졌다. 아무런 냄새도,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아무런 맛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 더 나았을지 모른다. 이상한 맛이 났다.
코로나에 걸렸었던 지인의 표현으로는 '콧물'맛이라고 했다.
살기 위해 먹었다.
열은 38-39도를 넘나들었고, 통증은 지독했다. 잠을 잘 수 없을 지경이었고, 해열제와 진통제로 버텼다.
3일째 밤에 고비가 찾아왔다. 그 날은 약도 말을 듣지 않았다. 엠뷸런스를 불러야 하나, 지인에게 연락을 해야 하나 잠시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었고 인도의 병원을 믿을 수도 없었고 구급차를 부르는 법도 몰랐고, 양성인 내가 지인의 도움을 받아 병원에 가는 것도 안될 말이었기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무엇보다 깊이 고민할만한 여력이 내겐 없었다.
그날 밤을 겨우 견디고 새벽녘에야 겨우 잠이 들었다.
4일을 꼬박 그렇게 아프고서야 서서히 몸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열이 조금씩 내리고, 근육통, 뼈마디 통증도 서서히 감소했다. 일주일이 지나고부터는 약을 먹지 않고도 견딜 수 있을 만큼 호전되었다. 그러나 새로운 증상이 나타났다. 기침과 가래, 그리고 흉통이었다. 심하지는 않았지만 잔기침이 계속되었다. 흉통이 있어서 깊은 심호흡이 불가능했다. 그 증상은 그 이후로 3주 정도 계속되었다.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부터는 '수면장애'라는 후유증이 나타났고, 한 달 정도 지속되었다. 미각은 거의 회복되었으나 후각은 지금까지도 완전히 돌아오지는 않았다. 여전히 콧속이 찌릿찌릿하다. 커피, 향수, 레몬 등의 자극적인 향을 맡아보면, 70% 정도 느껴지는 것 같다.
나이에 비해, 당시 체력이나 면역력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인 주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병원에 가서 수액 하나 맞지 않았고, 특별한 조치는 취하지 않았지만 내가 잘한 것이 있었다면,
1) 입맛이 없어도 하루 세 끼를 뭐라도 챙겨 먹은 것.
2) 코코넛 물을 많이 마신 것. (하루에 1-2통)
3) 물을 충분히 마신 것.
4) 일주일 정도 지난 후부터는 가벼운 운동을 시작한 것.
5) 극도로 아팠던 4일이 지난 후에도 열흘 정도 충분한 휴식을 취한 것.
6)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기도하며 평안한 마음으로 지낸 것.
인 것 같다. '나를 참 칭찬해 ㅎㅎ'
인도의 코로나는 다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하루 평균 6만 명이 넘어섰고, 푸네 지역은 일일 확진자 6천 명이 넘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거리를 활보한다. 쇼핑몰, 식당, 카페에도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지난 3월 28일부터 밤 8시부터 오전 7시까지 통행금지 지침을 내렸으나, 8시가 넘어도 도로에는 차와 릭샤, 스쿠터와 사람들이 돌아다닌다.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14억에 달하는 인도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 그 날은 과연 오기는 할는지...
'지금도 여전히 일하시는 주님께서, 주님의 방법대로 일하심을 믿고 기도하며 기다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