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받은 상처
익숙한 사람이, 사물이, 장소가 내게 상처를 주었다. 그러나 익숙함이 좋아 떠날 수 없었다.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을 배신할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한계에 다 달았다. 도망쳤다. 익숙함으로부터, 낯선 곳으로. 낯선 곳은 낯설다는 이유로, 네가 나를 모른다는 이유로, 내가 너를 모른다는 이유로 모든 것이 새로웠다. 자유로웠다. 그 자유로움이 좋았다. 낯선 곳은 금세 익숙해졌다. 도망친 그곳의 익숙함은 내게 또 다른 상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