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내어 읽기 시작한 "아무튼 데모". 역시 눈물바다가 시작되었다. 나는 사람들이 왜 눈물이 나는지 도무지 이해불가한 대목에서도 눈물이 나는 인간이다. 그래서 참 많이도 타박을 받았다. 그런데 MBTI가 널리 알려지면서 나는 위로받은 사람 중 한 사람이 되었다. 사람들이 MBTI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면서 이런 눈물쟁이가 나 혼자가 아닌, 수천수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나의 눈물을 더 이상 불편해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가지고 눈물이 남아나겠어?"
"도대체 어느 대목이 눈물샘을 자극한 거야?"
"눈물도 많다 쓸데없이 많다"
"너는 눈물 없이는 아무것도 안되니?"
"아~~~ 또 그만 좀 해"
"눈물샘이 아무래도 고장이다 병원 가보자"
등 등 다 옮겨 적지도 못하겠다.
세상 어느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나의 눈물샘, 오늘 아침에간만에 콸콸거리며 눈물을 쏟아 내었다. 눈물 나면 어쩌지... 너무 마음이 아프면 어쩌지... 걱정만 하면서 외면하고 회피해 온 많은 것들. 이제 맞닥뜨려 보겠다고 용기를 내었으니 눈물도 참지 않기로 했다. 그냥 쏟아내고 눈물을 훔치고 마음을 가다듬은 뒤 다시 책으로 돌아가고 또 내 눈물이 필요한 대목이 나오거든 꺼이꺼이든 엉엉이든 소리 내어 울어버리기로 했다. 해보자 눈물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ㅋㅋㅋ.
오늘 아침 나의 모습니다. 저 대목을 읽는데 마음이 미어져서 미칠 것 같았다. 집에 혼자 있기도 해서 목놓아 울어버렸다. 1분도 안되어 다행히 눈물이 멈춘다. 못생겼는데 더 못생겨지게 하는 울음. 뭐 어떤가 저리 울다가 금세 또 씩씩거리며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 내가 대견했다. 나는 계속 대견해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