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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 Sep 08. 2023

여름은 더욱더 물놀이

- 나의 수영 이야기

물을 좋아해서 수영도 하고 물놀이장 애들보다 더 환장한다.  물속을 첨벙거리는 것도 좋지만 수심 5미터 다이빙에 엎드려 아래를 보고 있으면 물이 일이는 것처럼 마음도 설레서 같이 일렁인다.  물 위에 엎드려 가만있으면 귓가에 물 찰랑이는 소리가 들린다.  찰랑거리는 소리가 좋아서 자주 물 위에 앞뒤로 엎드려 물소리 감상도 한다.  그러나 겨우 몇 초다 뒤에 오는 사람과 충돌하지 않으려면 빨리 또 움직여야 한다.  그래도 그 순간을 즐기는 것 같다.


아버지는 어린 우리가 보았을 땐 정말 물개처럼 수영하셨다.  해수욕장에서 행복해하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온화함을 솔선수범하시기보다 자식들에게 화의 조기교육을 실시하신 아버지는 좀체 잘 웃지 않으셨는데 아버지의 환한 웃음은 여름 해수욕장에서는 볼 수 있었다.  물속에서 트위스트 추는 동작을 하면서 발 뒤꿈치로 모래를 파 내려가면  백합조개가 잡혔고 우리는 그 장면에서 환호성을 질렸고 그것이 아버지를 웃게 만들었다.  아버지와 뭐 따듯한 기억이 없나 더듬어 가면 여름날의 추억은 그나마 웃음이 있네.


1988년 올림픽 수영 경기를 보시면서 아버지는 자식들 중 아무도 수영을 못하는 것이 안타까우셨는지 "다들 수영을 좀 배우지"라고 하시는 말씀에 "그러게 한번 해볼까"라며 동생과 나는 수영 강습을 등록했다.  그때는 수영장이 많이 없던 때라 사회체육 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등록을 했고 수영장 제일 깊은 곳이 130 미터인 호텔 수영장에서 강습을 하더니 호텔의 파업으로 깊이 2미터 대학교 수영장 가서 강습을 받았다.  수심 2미터 깊이에 익숙하지 않은 수강생들은 뭘 잡을 게  없으면 본능적으로 옆에 있는 아무나 와락 잡더라.  아... 이래서 물에 빠진 사람 구하러 들어가면 같이 익사하는 경우가 있구나 하고 간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 물에 자꾸 익숙해지면서 2미터는 이제 가소롭다 5미터를 달라규!!!


나는 스스로 운동을 잘한다고 생각는데 그건 아닌개벼.  춤도 못 추고 안 되는 운동도 더러 있는 나는 운동꽝에 치인 것이다.  수영 강습  첫 1개월에 자유형 호흡이 안되더라.  같이 하시는 분들이 여기서 포기하면 초보를  또 해야 된다면서 계속하기를 독려해 주셨다.  그분들의 이끔에 힘입어 그 당시 부산에 몇 개 없었던 수영 쫓아다니며 극성스럽게  연습을 하고 드뎌 3개월 만에 자유형 호흡이 되었다.  그게 뭐라고 마나 기쁘던지.  계속 수영을 했어야 했는데 어찌 되었는지 그 후 오랫동안 수영을 잊어버리고 살았다.  


2019년  그냥 무릎 아프고 몸 이곳저곳 나이 드는 느낌이 들었다. 뭘 하면 좋을까 하다가  집 근처에 수영장이 있길래 처음에는 재활에 도움이 되라고 아쿠아 강습에 등록했는데 재미도 없을 뿐더러 수업이 끝나고 나면 나가 하는데 나도 모르게 막 수영을 하고 있네.  "삐" 회원님 나오세요 ㅋㅋ.  그렇구나 난 수영이 하고 싶은 게로 군.  그다음 달 수영 강습 등록을 한 "회원님, 뭐까지 할 수 있으세요?" "접영을 배우다 말았습니다."  "네네 그러 중급반 접영 두 달째인데 그냥 여기 가서 하세요."  "네."  내 수영실력에 대한 아무 의심 없이 등록을 하고 강습에 갔더니 헐 이건 내 실력으로 함께 할 반이 아니네.  난 자유형이 겨우 되고 평형 그나마 조금 되는 하찮은 실력.  강사님이 "저 회원님 힘드시면 다른 반으로 옮기실래요?" "ㅠㅠ....그냥 있을게요."  이때까지도 나는 내 수영실력에 대 주제파악이 전혀 안 되는 상황.   결과는????? ㅋㅋㅋ.  맨 뒤에서 허우적거리는 이상한 사람이 됨.  그러다가 코로나로 수영장은 오래도록 문을 닫았고 2022년 4월 제한적 개장이 됨.  40명 정원의 강습에서 15명 정원으로 감축.  3시간 추위 속에 발 떨며 줄 선 덕분에  돈 있어도 등록 못한다박 터지는 수영장 등록에 성공.  15명 정원이 얼마나 복 받은 상황인지 모르고 15명이 서로 돌아가며 결석을 하므로 강습은 늘 10명 내외. 뺑뺑이를 돌리면 정말 죽음이었다.  그래도 때가 자세 교정을 받기에 적기였는데 사흘이 멀다 하고 결석을 하고 좋은 호시절을 대부분 날려버렸다.  다시 40명 정원이 되니 이건 목욕탕이다 ㅋㅋ. 운동이 되기를 하나 실력이 늘기를 하나 맨 뒤에서 깔아주기나 하고 ㅠㅠ.


이런 실력으로 안 되겠다 싶어 동영상도 보고 원포인트 레슨도 받아보고.  원포인트 레슨에서 내 수영하는 장면을 찍어서 보여주더라.  캬~~악 안 본 눈 셔야 할 판국.  맨 정신으로 봐기 힘든,  수영인지 온몸 흔들기인지 알 수 없는 인간의 움직임.  내가 너무 교만했구나 수영의 기본 안된 인간이 중급반에서 허우적거리고만 있었다니.  기일전하여 신기초 다음 단계인 초급에 등록해서 차근차근 배워갑니다.  친구들이 "야 너 이제 접영도 웬만큼 되고 잘한다이."   여러분, 친구들의 영혼 없는 호평일색의 평가에 하면 아니되옵니다.  내 스스로 음... 이 정도면 자세도 괜찮쿤 하는 정도나 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최소 멈춤 없이 접영 50미터는 해야 되는 거 아님꽈!!  잘하고 싶다.  나 진짜 수영 좀 잘하고 싶다는 열망에 불탄다.


다니는 수영장 코치님 중에 생초짜도 하루 2시간 10일이면 접영까지 할 수 있다고 하시면서 신기루를 보는 듯한 이야기를 하신다.   근데 실제로 그렇게 해서 6개월 이상 걸리는 수영을 배워 10일 만에 접영까지 하는 동영상을 보여주신다.  그 코치님이 10일 완성 초급 강습만 하시다가 중급반을 개설하셨다.  내가 연속 2시간 수영을 과연 할 수 있기나 하나 싶어 그 수업을 받아 볼 상상도 안 했는데 문득 일 년 이상 했지만 안 되는 접영을 이 수업을 통해 교정을 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또 두 번 생각해보지 않고 수업 신청을 해버립니다.  첫 수업을 하고 다음 날 일어나니 몸이 천근만근.  헉!!!  내가 무슨 짓을 한거여.  오늘 또 2시간 견딜 수 있나 싶었는데 운동은 신기하게 힘들어도 하면 할수록 몸이 적응하며 필요한 에너지를 마련해 주는 것 같다. 조금씩 나아지며 재미가 난다.  


2주 차.  피로가 쌓이고 몸의 회복이 더디다.  마지막 날을 기다리는데 같이하는 동생들이 곧이어 하는 강습 한번 더 받자고 꼬신다.  그들은 모두 40대 초반.  체력적으로 나보다 훨씬 유리하다.  팔랑귀인 나 "아 그래여....." 말도 안 끝났는데 벌써 손가락은 수강료를 송금하고 있다. 그렇게 나는 또 사고를 쳤지 말입니다.


나의 문제는 팔이 종이 인형 팔처럼 힘이 하나도 없이 팔랑거린다며 코치님은 힘을 팍팍 주라는데 ㅋㅋ 힘을 주면 너무 힘들어서 수영 길게 못하는디? ㅎㅎㅎ.  


10일의 강습이 끝났고 살짝 기대했지만 접영 50미터는 무슨 ㅋㅋㅋ.  쉽지 않다.  살살 지긋이 무겁게  물을 누르라는데 뭔 말인동 감이 안 잡히지.  살살은 잘하지만 살살하는데 어떻게 무겁게 물을 누르는지 아직 잘 모르겠쓩.  멈추지 않고 하다 보면 언젠가 되겠지 하며 피로는 여전하지만 다음 강습에 씩씩하게 갈 것이다.


내 꿈은 수영자세가 좋은 "할머니 swimmer"이다.  

난 꼭 그리 될 것이다를 외쳐본다.


 "자꾸 하면 는다 그러니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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