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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 Jan 13. 2024

내가 차린 한 끼 1

- 나물밥과 동치미

채식위주의 식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어...? 이거 나에게도 현실?" 하는 순간이 올 때가 있다.  그렇게 좋아하던 해산물에서 바다향기가 즐거움 이상으로 느껴질 때가 오면 이제 그 해산물을 먹기가 힘들어지면서 서서히 멀리하게 된다.  그런 과정이 왔다 갔다 하면서 이제 거의 해산물 먹지 않게 되었다.  가끔 감스 만들 때 사용하는 새우도 정종 같은 것으로 해산물 특유의 향을 좀 없애야 먹을 때 거부감이 덜 든다.  매년 지인이 보내주는 굴도 간곡히 부탁하여 지난 12월에 받지 않았다.  이제 굴의 향이 나에게는 더 이상 맛있는 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 먹은 한 끼다.

현미밥에 들어둔 무청시래기나물 올리고 들기름 두르고 생들깨 한 숟갈 뿌리고 찐 양배추 한쪽 올려서 동치미와 먹다.   꼭꼭 오래 씹으면서 "내가 이것을 다 만들었구나 너 참 재주가 있다" 자화자찬하며 먹었다.  

요즘은 고압의 스텐전기압력솥으로 현미를 불리지 않고도 바로 밥을 할 수 있기도 하고 현미밥이 부드럽게 되니 이전보다 밥맛도 훨 좋아 현미밥도 불편 없이 먹게 되었다.


바쁘고 시간이 너무 없으면 소중하지만 끼니를 내손으로 챙다는 것은 되려 부담이다 그래서  즐거운 식사여야 하는데 먹고살려고 이렇게까지 해야 돼하는 생각을 나도 한 적이 있다.  이제 시간이 좀 있다 보니 음식을 만들고 밥상 차리는 것 행복이구나 한다.  혼자더라도 혹여 시간이 된다면 만들어진 음식을 사 먹기보다는 때로는  간단하게 내손으로 챙겨 먹는 것은 어떨까 하여 채식지향자의  밥상을 자주 선뵈려 한다.  


내가 먹는 것이 곧 내가 된다.  그러니 음식으로도 나에게 잘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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