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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 Feb 05. 2024

달랑 가방하나

- 여행이주는 생각 선물

집을 돌아보면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물건들이 있고  다 소용이 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물건마다 한때 내 사랑을 독차지하는 각각의 전성기도 있지만 생각보다 많은 물건들소용을 다거나 유행을 탔거나 하여 자리만 지키는 경우도 많다.


한 달을 집 밖에서 지내야 했기에 가방을 챙길 때 이전 출장에서 번번이 실패한 옷의 가짓수가 첫 번째 과제로 떠올랐다.  "이거 두고 갔다가 필요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질문이 늘 내 짐을 무겁게 만들었고 돌아와선 들고만 갔다가 입지도 않은 옷을 물 헹굼이라도 해서 다시 옷장 속으로 넣어야 할 때 번번이 똑같은 실수를 하는 내가 참 못나

보였다.


떠나온 곳에는 한 달간 장기 숙박을 하게 되므로  메뚜기처럼 옮겨 다니는 출장과는 다르니 정말 아주 극단적인 최소함으로 짐을 챙겨보았다.  


밥 주고 방청소 해주는 생활을 한지 두어 주가 지난 지금 여기서의 생활을 돌아보니 은 수의 물건으로 돌려 막는 생활도 생각보다  피곤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집에 가서 일상 속의 모든 일을 다 해야 할 때 과연 이렇게 참아 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도 집으로 돌아가면 내 집이지만 여행지다 생각하고 여기서 참아내는 불편함을 다시 한번 참아보는 것을 실험해 보려고 한다.  여기서 참을 수 있는 이유는 여행지니까 그러니 내가 사는 집도 여행지라 생각하면????? 음 그거 괜찮은 실험 아닐까?  혼자 또 상상 속을 달린다.  암튼 해보자.


누군가 그리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오십이 넘으면 일을 더 벌이지 말고 벌여놓은 일들을 마무리하며 자신의 주변을 가볍게 하라고.  그 말에 무척 공감했었다.  그리고  엄마가 돌아가시고 물건을  정리할 때 엄마에게 소중했던 것들이 딸인 나에게도 치워야 하는 대상이었음을 이미 나는 경험했다.  그러니 나의 소중한 것들이 처리대상이 되는 슬픈 순간이 오기 전에 나의 손으로 소용이 되는 곳으로 보내는 작업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도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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