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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 Feb 14. 2024

필리핀 보홀이다 5

- 이 만큼 살아오면서도 다이빙을 하면서도 잘 몰랐던 것

떤 것을 경험해보지 않고서 이럴 거야 저럴 거야 하는 것은 내가 사는 방식이 아니다 그래서 때로는 사는 것에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기도 하고 저질러 본 일이 상상 이상 일 때도 더러 있다.  이번 보홀 여행이 딱 이 경우다.


하미나 작가의 "잠수"를 다 읽고 "그래... 참 좋겠다 다이빙하고 오면 밥 주고, 수영하고 나면 또 밥 주고, 물놀이하고 오면 또또 밥 주고 진짜 다이빙할만하겠는데" 했다.  나의 감상평은 단순하게 하고 싶은 것만 하진짜 좋겠다였고 바다에 가서 다이빙을 하는 것은 어떨지에  대한  더 이상의 생각의 확장은 없었다.  오직 모든 생각 "좋겠다"에 찰떡 같이 붙놓고 용감하게 "가자, 보홀로"를 야무지게 외쳤던 것이다.


하나 기특했던 것은 지금 겨우 10미터 내려가니 물질 좀 해본 뒤 다음 단계를 할 수 있으면 해야지 했던 것이다.  그러나  바다에 들어간 첫날 가 들어간 수심 7.6미터에  생각을 두고 왔다 "이건 내가 기대했던 것이 아니자녀"라고 외치면서 ㅎㅎㅎ.


꽉 조이는 슈트, 마스크, 스노클, 머리 위로 맹렬하게 떨어지는 햇볕과 일렁이는 물결이 이토록 강렬하게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바다에 첨벙하고 들어간 순간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 충동적 무계획자!  뱅기표 끊기 전에 이 여행을 하게 되면 뭐가 좋고 뭐가 힘들지 5분만이라도 생각하지 쯧쯧.   사진 속의 반짝이는 햇살은 너에게 그 강도를 알려주진 않아"라고.


렇게 접한 다 다이빙의 첫인상을 다음 날 만나게 될 친구에게 말해주어 할지 무척 고민하다 생명에 지장 없는 내용이므로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느끼도록 두었는데 친구의 바다 다이빙에 대한 첫인상은 의 것보다  강렬하고 장렬했는지 다이빙에서 더 이상 단계를 올라가는 것은 없다 하며 그녀는 집으로 갔.  미안하다 친구야,  말해주어야 할지 말지 나 엄청 고민은 했단다. ^.^


첫날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나는 예약한 트레이닝 일정이 있어 몸 상태가 괜찮으면 바다로 가야 했다.  트레이닝에서 가 가진 몇 가지 잘못된 습관에 대해 지도를 받으며 무릇 다이버가 된다는 것은 수심을 내려가고 내려가고가  아니라  그 간의 과정에서 제대로 연습하지 못한 호흡법, 긴장완화법, 이퀄이 왜 안되는지에 대한 고민과 재시도들이 모여 나의 안전을 스스로 챙기면서 물속으로 들어가는 그 과정이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 생에서 어쩌면 다시없을 수도 있는 이 시간에 천천히 다이버가 되는 과정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닷속 7.6미터에 두고 온 "다음 단계"에 대한 생각을 다시 건져 올려 여러 강사님들의 손을 잡고 속으들어갔으며 어느 듯 집에 가기 전까지 서너 번의 다이빙만을 남겨두고 있다.


수업을 받으며 00님이 30m를 갔다고요 헉, 누구는 70m를요!! ~ 감탄사내뱉으며 어떻게 내려가지 했던 나의 궁금증은 그들이 들인 고요에 대한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래서 더더욱 "다음 단계"의 신청은 빛나는 자격증으로 이 여행의 마지막장식하는 하려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천천히 다이버가 되는 과정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이해 여정"을 경험하려는 것이다.


오늘로 15번의 출정(바다로 가는 것은 나에게 출정이라는 단어를 쓰게 할 만큼 여전히 좀은 무겁다)이 있었다.  매회 적게는 네 번 많게는 열 번의 입수가 있었으니 다이빙 횟수도 상당해졌다.  그래서 그런가 오늘은 처음으로 "내일 또 가야 하는겨?"가 아니고 부담이 좀 덜어진 마음으로 "그래 내일 또 가자!"는 말을 나에게 처음으로 했다.  따갑게 내 피부를 쏘아대는 태양도 그러려니가 되고 갑옷을 입는 것 같았던 느낌의 다이빙 슈트도 이제는 사이즈 작은 수영복 입는 느낌으로 첫날의 강렬함들이 사그라들고 있다.   래서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며칠 전 강사님이 "이제 랜야드(부이의 줄에 연결해서 나를 보호하는 줄) 사용하면 다이버 다 된 거지" 했을 때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오늘은 다이빙을 마친 후 물 위에 떠서 방금 끝낸 다이빙의 과정과 순간순간의 느낌을 나누고 피드백을 받는데 이제 다이빙이 막연한 것만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구나 나 이제 20미터도 가끔은 오갈 수 있는 초보 다이버가 되었구나...!


프리다이빙에서 가 중요한 것이 뭔지 누가 질문한다면 긴장완화라고 력하게 말해줄 수 있다.  이것은  평소의 생활에도 필요한 기술이지만 다이빙에서 긴장완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다음엔 아무것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태 잘 안되었던 이퀄라이징도 내가 긴장을 잘 풀고 못 풀고의 차이였지 내 신체적 조건이 우선했던 것은 아니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긴장완화.  나는 살아오면서 얼마나 적기에 이 기술을 사용했던가?  거의 기억에 없다.   참으로 딱딱하게 살았구나 싶다.  숨 한번 크게 쉬고 주위를 그리고 나를 돌아보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닌데 왜 못했지?  들숨 한번 날숨 한번, 긴장한 몸 살짝 흔들기, 잠시 눈 감기 등 이런 행동들이 만드는 기적 같은 효과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누군가 나에게 잠시 숨 좀 돌리고 생각을 가다듬어 보자고 했을 때 나는 늘 마음속으로 "아이고 사치다 사치 그럴 시간에 해결책을 생각해"라고 상대를 꾸짖었다.  오늘 다이빙에서는 귀가 아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긴장완화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실제로 미역처럼 되어 흐느적거리는 나의 몸을 느끼며 마지막으로 들이키는 호흡도 몸이 허락하는 만큼만 들이키려 노력했다.  그것이 잘 맞은 순간에 나는 잘 내려갔다 왔다.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비싼 돈 주고 배우고 있는 긴장완화이지만 왜 여기까지 와서 이러고 있냐고 나를 타박하지 않으련다.  그냥 내 인생의 시간표에는 예순이 된 이즘에 정신적 육체적 이완을 배우도록 정해져 있었고 그래서 이제야 배우게 되었구나 한다.  그 숱한 ,  내가 몰라서, 여유가 없어서 부러트린 순간들에 대해서는 살짝 미안해하며 이제 살아가야 하는 날에서는 이 기술을 잘 활용해 부러지지 않는 몰랑몰랑한 순간들을 더 많이 만들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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