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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을 Feb 16. 2024

짧은 단상 2

- 편하고 행복할 때 우리는 그런 느낌일까?


내가 한 달을 보내는 곳은 프리다이빙을 좋아하고 그래서 깊은 바다로 들어가고 나오는 그날의 느낌을 사람들과 나누고 서로의 도전을 격려하는,  같은 한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잠시 왔가다가는 그런 곳이다.  대부분 이삼십 대의 젊은이들이지만 그들게서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잠시 수련의 과정 속에 고요하게 흐르도록 스스로 조절하는 듯 보인다.  대신 그들은  내일 다이빙 준비를 위해 식사량도 조절하고 요가호흡훈련과 혼자만의 산책을 즐기기도 한다.  다음 날 다이빙 일정이 없는 이들은 가볍게 한 잔을 즐기며 그들이 거쳐온 그리고 경험해 보고 싶은 다이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국인들이고 어제 그제 전쟁터 같은 직장과 일상에서 잠시 비켜 나온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은데 그래도 표정이 참 평화롭다.  그래서 난 이들을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들에게서 흘나오는 에너지의 파장은 단조롭고 뭔가 군더더기 없는 순수한 인간의 편안함이 느껴진다.  그냥 이것이 내가 관심을 가지는 몇몇에게서만 느껴지는 것인지 좀 더 관찰을 해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분하고 자기만족에서 나오는 표정과 몸짓을 보여준다.  그들은 잠시 속해 있는 공간이지만 공통의 화제가 있고 다소 위험한 취미를 가진 자의 무언의 연대감을 진하느끼면서 그래서 행복한가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들은 수심 5미터 10미터...... 70, 80미터..... 도장 깨기에 중독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 도장 깨기는 다른 도장 깨기와 사뭇 다른 점도 있다.  자신을 다스리는 훈련과 물속으로 들어가 고요한 자신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몸이 주는 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조금 빠르게 자신의 한계를 넘으려 하면 하나뿐인 목숨을 용왕님에게 바쳐야 하는 일도 생긴다.  자신을 알아내는 만큼내려갈 수 있는 수심이 허락되는 스포츠 즐기는 사람들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심한 논리의 비약을 거쳐본다.  소위 말하는 이단의 종교에 빠지는 사람들도 비슷한 느낌일까? 내가 누구인지 그것은 그리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그냥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보고 그곳에 대한 좋은 느낌을 나누고 그러면서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조금 결이 다른 안전함과 편안함, 여태껏 가져보지 못한 행복 희열을 느꼈다면 세상이 그 종교에 대해 뭐라고 하든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그들에게 지금껏 어느 누구도 심어 자기 자신도 주지 못했던 편안함을 느끼며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는 그것에 몰입되는 것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그런 종교에 빠질 수가 있지?"라고 내가 가끔 하는 에 대한 한 자락의 이해를 바다의 깊이를 거꾸로 선 몸으로 느껴보려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찾은 듯하다.  그래서 이교도에 빠진 그들에게 소리 지르듯 "왜 왜 왜?"라고만 하던 질문의 방식을 바꾸어 "그 종교에서 당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은 무엇인가요?"라고 고요하게 물어볼 것 같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선택이 무엇이든 간에 당신이 행복하다면 나는 당신의 선택에 지지를 보냅니다라고.  하지만 그 사람의 행복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 특히 가족이 힘들다면 그냥 그것도 좋아요라고 할 수 있을까?.......


안돼!!  여기서 생각을 멈추자 누군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내 머릿속이 또 복잡해진다.  나의 친구의 엄마, 법적으로 시어머니의 종교 생활에 대한 가족 간의 끝없는 대화는 늘 엄마가 행복하다면, 우리 중 어느 누구도 그 같은 행복을 엄마에게 줄 수 없다면 말리기보다 그냥 두는 것이 맞지 않겠냐는 말로 일단락 된다.  뜯어 말리기 불가능해 보이니 이것도 결국 짜맞추는 결론인가.......


오늘도 엄마를 이해하기 위해 잠시 또 노력해 보았다.  비슷한 맥락인가? 변에 가까운가?  비유가 적절하지 못한가?  결국 오늘도 마지막 말은 아...몰라가 되었다.  


오늘 해본 생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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