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의 소녀에게

6월 6일 현충일

by 하스푸

왜 무섭지 않았겠어

동생들을 숨겨놓고 숨죽여 있을 때

어디 멀리도 못 가고

사람들 발소리가 날까 귀 기울일 때


나는 느껴보지 못해 본 두려움이었을 거야

어른인 내가 생각해도 눈을 질끈 감게 되는데

열여덟 귀하고 귀한 나이에

나라를 위해 부모님과 함께 태극기를 그리던 밤,

우리네 미술대회처럼 만들기 시간처럼

왁자지껄 하지 못했던 그 밤.


그 밤이 지나고 어른들을 향해 외치던 너의 외마디가

오늘 내 귀에 스쳐 지나가더라

그 소리에 내 눈가가 젖는 건 당연한 듯해


너라고 왜 무섭지 않았겠니.

잡히던 날. 너를 끌고 가던 외국순경들을 보며

네 눈은. 네 마음은 무엇을 말하고 있었을까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네 기도문을 보며 네 한탄하는 외침을 들으며

감히 입을 열 수 없어 입술을 깨물었어


미안하다고,

그리고 고맙다고. 너무 고맙다고.

잘 살겠다고.

주변도 잘 살도록

나의 이기적인 마음을 계속 잘라내겠다고.

다짐하며 눈을 감고 기도해


자랑스러운 그녀.

자랑스러운 그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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