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2

by 이소냐

독립을 한답시고 고양이를 들인 것은 잘못이었다. 적어도 독립을 마치고 – 그러니까 독립에 익숙해지고 – 고양이를 들였다면 이렇게까지 많은 시행착오는 겪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어쨌든, 고양이를 처음 키우기로 결정 했을 때는 나처럼 고양이 자신도 스스로의 힘을 과신했다. 나는 고양이와 내가 그토록 비난해왔던 수많은 기성으로부터 벗어난 무엇이 되기를 꿈꿨다. 그 꿈을 위해 고양이가 무엇인가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했고 나는 그 무엇을 지휘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했다.


그 모든 기대와 생각들은 함께 한 지 1개월이 채 되기도 전에 밑천을 드러냈다. 나는 내가 알고 보니 아무 것도 할 줄 아는 게 없는 철부지였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발악했다. 그렇게 발악하고도 견딜 수 없어진 것이 딱 1개월 째였던 것이다. 나는 우리의 구질구질한 세상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고 고양이는 집을 나갔으며 나는 집안에 홀로 남아 울부짖었다. 우리는 봄이 오기 전 차가운 방바닥에서 그런 일을 수없이 반복해야했다. 고양이가 쓰레기를 뒤엎는 날도 있었고 내가 어김없이 발로 고양이를 걷어차는 날도 있었다.


봄이 오고, 보일러는 수리되었다. 고양이는 자신의 거처로 돌아와 더없이 따듯한 품을 내보였다. 나는 그런 고양이가 가증스러우면서도 때로는 안심되었다. 고양이가 등대고 누울 만큼, 거처는 차차 완벽해졌다. 이 두평짜리 빌라 벽을 타고 장미가 피는 계절이 온 것이다. 고양이는 햇빛 아래 만족스러운 가르릉 소리를 내며 내 옆에 누웠다, 내가 저를 얼마나 싫어하는지는 관심도 없어보였다. 고양이 사료를 먹으며 우리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천연덕스럽게 사랑을 이어나간다. 서로를 물어 뜯으며, 제발 이 밤은, 고양이 소리가 시끄럽다고 밥통을 엎는 막된 이가 없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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