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3

by 이소냐

가끔 마음에도 없는 소릴 그냥 질러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생전 본적도 업는 사람들 앞에서 잔뜩 쇼맨십을 보인 오늘이 그랬다. 옆자리에 앉은 그녀의 친구를 보증으로 삼아 잔뜩 떠들어 댄 그녀는 집에 와서 엉엉 울었다. 가게가 문을 닫기 30분 전이라고 듣고 집으로 겨우 돌아온 때였다. 그녀는 가끔 그렇게 영문 모르게 울곤 했다. 그녀의 고양이는 혀로 구석구석 몸단장을 하다가 갑자기 나타난 그녀에 깜짝 놀라 책장 구석으로 숨었다. 아니 왜 방금 전까지 기분 좋아서 떠들어대다가 왜저래? 그녀 자신도 스스로의 눈물은 의아했다. 대체 뭐가 문제야? 생각지도 못한 눈물에 많은 이들이 당황하고 뒤로 물러섰다.


그녀가 처음으로 운 것은 대학교 때 처음 만난 친구 앞에서였다. 왜 낮에 곱게 집에 보낸 지 친구가 자기 앞에 갑자기 나타나 난간에 매달려 엉엉 울고 있는지,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또 엉엉 울었고ㅡ 그것이 그 친구와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친구를 천천히 잃어갔다. 처음엔 그녀도 당황했지만- 편이 지날 수록 당연한 일의 연속이었다. 그녀도 애쓰고 애썼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첫인상 이상의 인간이었기 떄문이다. 그 뒤로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계속 어떤- 갑자기 찾아와 우는 사람이었다.


똑똑, 참 불편했다. 그녀는 정말 노력했으니까. 누군가 문을 두드리면 그녀는 항상 만족스럽게 굴었다. 사랑이랑은 아무 상관도 없는 일들의 연속이었지만 그랬다. 차라리 사랑받으려고 그렇게나 힘썼다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텐데. 사랑받는 것은 쉬웠다. 그녀를 사랑하는 고양이는 슬그머니 그녀의 무릎 위로 올라왔다. 뭘 어쩌려고? 의아한 표정이었다. 당장 내일 회의준비 해야한다며! 하고 다그치는 듯 했다. 그래. 그녀는 스스로 무리했다는 사실을 이제 알고 있다. 고양이도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부비적거렸다. 그녀는 자기가 쌓은 노력의 얕음을 알고 있었다. 그래.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딱 이만큼, 노력하지 않아도 딱 저만큼의 우정이었으리라. 그녀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것이 그랬다. 왜 나를 인간으로 봐주지 않느냐고 힘들었을 때도 있었지만 해결되는 건 없었다. 그녀는 고독이 익숙했다.


그는- 그녀에게 잔뜩 칭찬을 듣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으며, 그녀도- 그녀에게 잔뜩 힘을 얻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그러니까 진짜의 그녀는 집에 와서 열심히 토했다. 술 없이 어떻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다들 묘하게 작은 거짓을 않고 의혹을 품으며 약간 행복하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월요일이 다가오는 것이 왠지 슬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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