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늘이 무너진 날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by 빛토리

2012년 2월 날이 화창했던 어느 날, 나의 하늘은 무너졌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 참 많이 고민을 했다. 나의 마음은 준비가 되어 있는가에 대하여.

그렇게 고민 끝, 이 이야기를 꺼내게 된 이유는,

이 날을 기점으로 나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나의 생각, 경험, 가치관 모든 것이 이 날을 기점으로 지금의 나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무너진 나의 하늘은, 바로 나의 아빠였다.


그날은 내가 중국에 다시 학업을 이어가기 위해서 출국한 그다음 날이었다.

나와 아빠는 사이가 정말 좋았다.

나는 아빠와 함께 노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즐거웠고,

고민이 있을 때에는 아빠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풀어나가기도 많이 했다.

아빠는 나를 너무 사랑했고, 나도 아빠를 너무 사랑했다.

중국에서도 엄마, 아빠와는 매일 같이 통화를 했던 나였다.

그런데, 그날은 아빠와 전혀 통화가 되지 않았다.

엄마한테 전화를 해도 전화가 되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평소 같으면 바쁘시겠거니 했을 텐데, 그날은 달랐다.

불안함이 계속 엄습했고, 한참 뒤에야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빠가 사고를 당했다고, 한국에 들어와야 할 것 같다고..

괜찮냐는 물음에 엄마는 계속 말을 돌렸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아빠는 그 어떤 병원 치료도 받을 수 없었다.

현장에서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날 밤에 눈물을 참아내면서 계속 기도를 했다. 제발 아빠를 살려달라고.

한 번만 살려주신다면, 그 어떤 일이든 하겠다며 빌고 또 빌었다.

울면 불안한 상상이 현실이 될 것만 같아서 참고 또 참으며

괜찮을 거라고 나 자신을 위로하며 빌고 빌면서 밤을 새워 아침이 되자마자 한국으로 갔다.


마주한 현실은 너무 참혹했고, 그 시간들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지금에 와서 후회하는 한 가지는 보내는 그 시간,

차가워졌던 아빠의 손을 한번 더 잡아보고, 얼굴을 한번 더 보고 마음속에 각인해 둘걸 하는 마음이었다.


왜 그런 일이 생겼을까? 너무도 착하게 살던 아빠였다.

말도 안 되는 사고에, 사고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둔 사람들과, 빌고 빌었던 하늘에 원망했다.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보면서, 통화가 되지 않는 전화를 들고서,

원망은 결국 나 자신에게로도 돌아왔다. 하루만, 단 하루만 내가 늦게 출국을 했다면..

그랬다면 엄마도 오빠들도 나도 아빠를 보내지 않았을 텐데...

무슨 준비를 하겠다고 하루 더 있어도 되는 그날을 일찍 들어와 버렸던 것일까..

하며 나는 10년을 넘게 나 자신을 원망했다..

지금도 그런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천천히 아빠가 사랑했던 나를 몰아세우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아빠를 보내고, 졸업을 위해 다시 돌아온 중국에서의 생활은 하루하루가 숨이 막혔다.

오직 혼자 두고 온 엄마가 걱정이 되어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수업은 듣기가 너무 힘들어 꾸역꾸역 버티다가 엎드려 버리기 일쑤였지만,

당시에 나를 위로해 줬던 친구들과 함께 유학을 하는 친오빠와 서로 다독여 가며 이 악물로 버텼다.

그 와중에도 학업을 이어나가며 끝까지 장학금을 탔다.

아빠의 자랑스러웠던 딸이었기에, 이제는 내가 엄마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버텼다.


그리고 돌아온 한국, 그리고 나는 그렇게 대기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나의 삶은 그때부터가 치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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