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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혜은 Jan 16. 2019

an Editorial (M) 익숙한 낯선 #1

아는 노래 / 해은

도통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몰라도, 써야만 살 수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는 사이 서른이 되었습니다조금 더 아득해진 날들의 빈칸을 유의미하게 채워보고자, 영화책방 35mm를 운영하는 미화 작가님과 함께 콘텐츠 메일링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냉온의 차이가 큰 두 작가가 월 수 금요일마다 책과 음악, 그리고 영화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2019년 1월 9일 수요일부터 배달되고 있는 두 여자의 이야기는 댓글, 혹은 eun10532@naver.com를 통해 무료구독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더 읽히고 싶은 저희의 눈 밝은 독자가 되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요일: 익숙한 낯선

익숙하고 낯선 순간에 각자 들었던 음악 두 곡을 소개합니다.


an Editorial(M) 익숙한 낯선 #1 아는 노래 / 해은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음악을 듣고 있다. 정확히는 도서관을 연상케 하는 긴 책상에 앉아서, 귀에는 에어팟을 꽂은 채 마지막으로 재생했던 노래를 반복해서 듣는 중이다. 재생화면 하단에 위치한 순환을 의미하는 두 개의 화살표가 문득 고집스러워 보인다. 좀처럼 다른 곡이 들어갈 틈은 없어 보인다. 대형서점 특유의 진한 냄새와 목적에 둔 서가에 채 도달하기도 전에 혼을 쏙 빼놓는 묘한 기운이 밀도 높게 섞인 이곳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차라리 벌칙에 가깝다. 그러나 책을 읽기엔 익숙하고 음악을 듣기엔 부적합한 환경에서야말로 첫 원고를 고민하기에 적절해 보이므로, 이 글은 얼마간 이곳에서 쓰일 것이다.

  소음처럼 재생됐던 노래를 일시정지하고 지금 이 순간만큼이나 익숙하고도 낯선 음악을 떠올려본다. 이토록 성실하게 코너를 의식하다니 참으로 촌스럽다. 그렇다면 가장 촌스러운 시절에 듣던 음악을 찾아볼까…. 지나치게 성실한 것이 도리어 촌스럽게 비춰지던 열여덟이 압도적으로 선명하다. 음악 어플에서 검색할 가수 이름을 잠시 망설이다 골라낸다. 다만 ‘Joss Stone’을 검색하는 손가락이 조금 긴장한 것 같다. 이내 가수의 앨범과 수록곡이 인기순으로 나열된다. 그녀의 2집 수록곡 중 하나인 ‘Spoiled’는2위로 집계된다. 열여덟 여름 이후로 단 한 번도 듣지 않은 노래인데, 사뭇 놀랍다. 어쨌거나 플레이 리스트에는 청하의 신곡과 위너의 밀리언스 다음으로 노래 한 곡이 추가된다. 이윽고 내 기억 속 마지막 레슨곡이 재생된다. 디 마이너 세븐으로 시작하는 피아노 반주가 지하 깊숙이 뻗은 계단을 내려가듯 천천히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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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음악이 재생되는 유튜브 채널로 넘어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tHqd0OSAKE&feature=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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