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힙하지가 않아
13화
실행
신고
라이킷
73
댓글
42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가독성
Mar 01. 2023
노세 노세
노는 것. 잘 노는 것은 어떤 걸까. 아이들과 놀아주는 게 아니라 노는 거라고 하는 이야기는 들어봤다.
웬만해서는 같이 놀아주지 않는 엄마이다.
이제 9살, 7살이
된 두 아들은 엄마를 찾지 않는다. 4살 막둥이도 형아들 틈에 껴서 알 수 없는 옹알이로 응수하며 주거니 받거니 놀이를 한다.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놀 때 아름답다.
찾지
않는 이상 찾아가지 않는
엄마이다.
놀이터에 가면
벤치에서 아이들을 지켜보고만 있는다. 가끔
해줘야 하는 것들이 마지못해 생긴다.
그때는
적극적으로
운동
시간을 가진
다.
그네 밀기는 팔운동 하. 하. 하. 하. 하.
이젠 높이, 세게를 외치는 아들 덕분에 삼두가 불끈불끈 솟아오른다.
시소는 하체운동 핫둘. 핫둘. 핫둘. 핫둘. 핫둘.
엉덩이가
높이 솟아올라
떴다 쿵 내려앉기를 바라는 아들 덕에 엄마의
스쾃은
애플힙을 바라본다.
2호의 제안으로
시작된 달리기
.
100미터
달리기 인터벌
트레이닝이
가능하다.
승부욕에 그를
이기기라도 하
면 다시 다시 또다시 무한반복이다.
둘이 하는
술래
잡기는
얼음땡은 할 수 없기에 어쩔 수 없는
이어달리기다.
나 잡아봐라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연기는 필수.
잡히면
불 같이
화내는
2호의
분노가
귀여워서
잡고 잡히고 또 무한반복이다.
이런
게 같이 놀기지. 유후.
첫째
친구 엄마가 등장했다.
엉덩이가 들썩이는 시소에서 내리고 싶다. 첫째 친구까지 시소에 동승한다.
눈인사만 하고
그녀는
집으로 간다.
좀 부럽다.
이제
아는 어른은 없다. 에라. 이왕 이리된 거 더 신나게 엉덩방아를 찧어본다. 쿵덕쿵덕,
셋째의
친구가
등장했다. 애들이 신발 던지기를 하자 한다.
평소 잘 놀아주지 않는 엄마는 요청에는 꼭 응한다는 알 수 없는 자신만의 다짐이 있다. 하자. 신발 던지기.
하하하.
이 빌어먹을 승부욕. 첫째와 그의 여자친구를 제치고 기어이 우승을 했다.
아뿔싸. 던진 신발을 가지러 가야 한다. **이 엄마는 콩콩콩 한 발로 뛰어가는 내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겠지.
모르겠다.
신발 던지기 10회로 양쪽다리 근육 불균형을 맞추기로 했다.
어느새, 운동은 놀이가 되어 다 함께 무아지경. 너도 나도 신나는 놀이터 세상이다.
함박눈이 쌓였던 그날도 첫째가 먼저 눈싸움을 시작했다. 신랑이 힘들게 치워놓은 눈 무덤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려 눈치를 봤다.
네가 도전을 했겠다.
잽싸게 한 덩어리 뭉쳐 투척
.
상대에 맞서 싸우겠다는 일념하에 휙. 휙. 휙. 날아오는 눈 뭉치를 피해 가며 던지고 던졌다.
손이
시려 항복을 외치고 집으로
들어갔
다.
그때,
신랑의
한마디
.
"제일
재미있어하던데?
해맑게 웃고 있던데?
"
그렇다.
눈싸움에
제일 신난 사람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마흔 넘은 아줌마였다.
잠시 철판을 깔고 동심의 세계로 초대받으면 세상이 즐겁다. 같이 놀아주지는 않지만
,
같이 논다.
하루하루 쑥쑥 커가는 아이들과 함께 뛰어놀던 오늘이 그리워지는 시간이 있겠지.
한바탕 뛰어다니며 웃으면
40대 아줌마는 무릎과 골반이 아파 며칠을
고생하지만
,
지금 지나간 이 시간은 다시 오지
않으리라
.
놀 땐 놀자.
photo by pixabay
keyword
놀이터
육아
에세이
Brunch Book
힙하지가 않아
11
부자의 정의
12
떡국 떡국 또 떡국
13
노세 노세
14
드라마로 대동단결
15
아들 셋의 기쁨과 슬픔
힙하지가 않아
가독성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16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