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20분, 30분.
기다릴 수 있다.
난 시간 많은 놀아주는 이 하나 없는 외국인 노동 자니깐.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 도대체 왜 안되는 거냐 따지기 시작했다.
몰 안의 까르푸 고객센터 앞, 싸우기는 싫었다. 정말로.
술술 막힘없이 말이 나온다. 싸움은 언어를 최고로 발현시켜준다더니 정말이다. 내가 이렇게까지 언어 습득 능력이 좋았었나. 쉴 새 없이 대받아치는 이 놀라운 언어 상승 능력.
몇몇의 사람들이 약간의 눈빛을 주고받고 있었고, 왠지 모르게 뒤통수가 따가웠다. 그러나 상관없다. 난 나의 이 쥐꼬리만 한 돈도 소중한 외국인 노동 자니깐.
요즘 우리나라에도 외국인들은 으래 선불폰을 충전해가면서 쓰듯이, 인도네시아에서 선불폰을 이용했었다. 마트에서 심카드를 사서 전화를 걸어 충전하는 시스템.
그날도 여느 때처럼 마트에서 심카드를 사고 계산을 했다. 기다렸지만 핸드폰 충전 금액이 올라가지 않는다.
그래서 난 여기 이 고객센터 직원 앞에 마냥 기다리고 있었다.
물었다. 왜 충전이 안되는 거냐고.
기다렸다. 계속 남, 녀 직원은 알아보겠다고만 하고 소식이 없다. 굉장히 거슬리는 의미 없는 미소.
중국계 아주머니 한분이 약간 인상을 쓰며 뭐라 몇 마디 하니 바로 활짝 웃으며 응대한다. 확실히 다른 태도, 이것은 무시?
가슴 깊은 곳에서 한국인의 긍지가 차올랐다. 사실 이 나라는 원래 환불을 안 해준다. 믿기 힘들겠지만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10여 년 전 그땐 그랬다. 항상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하는 나라.
그런데 환불을 해야겠다. 얼마 안 되는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다. 점원들의 어이없는 태도에 화가 났다. 기다리라는 말에 마냥 말없이 기다리던 어리숙한 나 자신에게 화도 났다. 약속은 없었지만 마냥 흘러간 내 시간이 아까웠다.
사소한 것의 태도는 모든 걸 대변한다. 어쩌면 살아가면서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건 사소한 태도 일지도 모르겠다.
사람 사이의 관계가 삐그덕 거리는 이유는 대부분 마음이 드러나는 태도 때문일 것이다. 상대방의 본심이 드러나는 행동, 그 태도는 애써 웃는 거짓된 미소로 가려지지 않는다. 점원의 의미 없는 미소가 그러하듯 마음의 태도는 행동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난 환불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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