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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독성 Jul 27. 2023

방콕으로 여행 중입니다.

즐거운 방학 보내고 계신가요?

아이들이 방학을 하면 엄마도 방학을 즐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도 방학이 필요하다며 아빠, 엄마를 보러 가기로 계획했습니다. 아이들은 바다를 봐서 좋고, 1석 2조라고나 할까요.


친정 포항은 차만 타고 4시간은 달려야 도착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 한번, 휴게소 한번 들리기 시작하면 거의 하루가 걸립니다. 가는데 하루, 오는데 하루. 가기 전부터 고생길이 훤한 여행길이 두렵지만 일단 가기로 마음먹어봅니다. 바다에서 영혼까지 불태우고 오리라는 각오 아닌 각오까지 해봅니다.


아이들은 여행을 간다는 소식에 들떠있었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손주들을 보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동생도 조카와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방학 시작과 함께 기대감은 고조 됐습니다.







기다리던 여행을 가지 못했습니다.

저번주 금요일, 기다리던 방학식을 했었죠. 며칠 전 어린 집에서 물놀이를 해서였을까요.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에어컨을 틀고 지내서 그럴까요. 막내가 콧물을 훌쩍입니다. 눈에는 자꾸 눈곱이 낍니다. 바로 안과, 소아과로 달려가 약을 먹었습니다. 우리는 바다를 꼭 보러 가고 싶습니다.


주말이 지나고 차도가 있어도 모자랄 판에 열이 나기 시작합니다. 이건 뭐 어쩔 도리가 없네요. 다시 병원을 가보니 콧물만 나던 감기가 목까지 부어있습니다. 얼굴이 노래진 아이를 보니 마음이 아픕니다. 이 아이를 데리고 먼 거리 여행은 힘들어 보입니다. 설령, 간다 하더라도 바닷가 물놀이는 못 할게 뻔합니다. 아빠, 엄마한테 못 간다 연락을 했습니다. 아쉽지만 어쩌겠어요. 방학이 끝나기 전, 꼭 갈 수 있길 바랍니다.



"나는 바닷가 가고 싶어! 갈래. 가자! 가자!"


투정 부리는 첫째에게 큰소리로 답해줬습니다.


"너만 가고 싶은 게 아니야! 나도 내 엄마, 아빠 보고 싶어!"




그렇게 우리는 방콕으로 여행 중입니다. 5박 6일째입니다. 곧 끝나갈 이 여행의 끝에 다시 여행 계획을 세워봐야겠어요. 인생, 계획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Photo by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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